- 나무풀꽃이야기

유월의 꽃/능소화꽃

安永岩 2018. 6. 25. 00:34

 우리 동네 대문 담벼락에 능소화가 한창입니다.

남부시장을 오가며 매일 매일 바라 보는 재미가 솔솔합니다.

단독 주택이 많다 보니 능소화를 키우는 집도 많고 거의가 거목입니다.

능소화를 양반꽃이라고 하니 많이들 심은 듯 합니다.

왠지 양반 하모 공부가 생각나거든요~ㅎ

 

 

유월 중순경이니 녹음이 깊어 갑니다.

5월까지만 해도 장미꽃들이 장식을 하였는데 여름이 깊어 갈 수록 온통 초록색입니다.

따라서 꽃들도 귀해 지는 시기이다 보니 능소화가 접시꽃과 함게 우리의 눈길을 끕니다요. 


 

 

특히 능소화는 대문 좌우에 많이 심지요.

그 이유를 모르겠고요,다만 담쟁이덩굴처럼 빨판이 나와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달라 붙어

자라기 때문에 담장이나 대문에 키우는 것이 환경이 좋고 보기도 좋습니다.

덕분에 지나는 사람들에게 보는 즐거움을 주지요 

 

 


 구중궁궐의 의미를 담은 꽃,능소화!


능소화꽃의 슬픈 전설이 왜 하필 능소화꽃일까? 때론 생각해 봅니다.

궁녀 소화가 임금의 눈에 띄어 하룻밤 사랑 후 궁녀에서 빈이 되었지만

그 후로는 임금이 그녀를 찾지 않았다! 왜? 아마도 미인은 아니였을 것이다.

미인였으면 자주 찾았겠지~근데 모든 전설이 그러 하듯이 그녀는 

얼굴 예쁜 미인으로 그려진다.그녀는 오로지 임금만 그리워 하다가

죽었단다, 거처 담장에 꽃이 피었는데~그 꽃이 능소화란다!!!

그래서 꽃말이 그리움,기다림일까?

다른 꽃말은 여인,명예인데 명예를 중히 여기는 여인이란 뜻일까?


 

 


다섯 개의 꽃잎이 얕게 갈라져 있어서 

정면에서 보면 작은 나팔꽃 같다.

옆에서 보면 깔때기 모양의 기다란 꽃통의 끝에 

꽃잎이 붙어 있어서 

짧은 트럼펫이 연상됩니다. 


 

 

 

 

주황색꽃이 대부분인데 

어릴 때는 노오란색이었다가 활짝 피면 붉은색꽃입니다.

화려하지만 왠지 나름대로 질서정연한 

갈한 느낌이 듭니다.

 

 

 

 

 긴 줄기를 늘어 뜨리면서 아래로 자라면서 

여름 내내 꽃을 차례로 피워 내는 꽃,능소화!

꽃이 귀한 유월에 참으로 반가운 꽃입니다요.


 

 

 또한 능소화는 

꽃이 질 때 꽃잎이 하나하나 떨어지는 것이 아니고

동백꽃처럼 통째로 떨어진다.

해서 조금 있으면 담장아래 소복히 떨어진 능소화꽃을 볼 수가 있지요.

꽃이나 사람이나 화무십일홍의 진리를 비켜 갈 수는 없나 봅니다.



 

그리고 능소화의 매력은 엄청난 개체수의 꽃입니다.

워낙에 많이 피기 때문에 한창 필 때는 잎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피지요

또한 초여름부터 초가을까지 피고 지고를 하니 우리곁에 있다는 것이 

여간 고마운게 아닙니다요.  



이해인수녀님의 능소화 詩를 한 수 올립니다.

 

 

능소화 연가

이해인

 

이렇게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은
당신이 보고 싶어
내 마음이 흔들립니다

옆에 있는 나무들에게
실례가 되는 줄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가지를 뻗은 그리움이
자꾸자꾸 올라 옴니다
저를 다스릴 힘도
당신이주실 줄 믿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내게 주는
찬미의 말보다
침묵 속에서 불타는
당신의 그 눈길 하나가
나에겐 기도입니다
전 생애를 건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