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아침에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조금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늘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 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도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 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김종길의<설날 아침에> 중에서
'- 좋은글사진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마트 폰으로 본 경주 보문단지 벚꽃 (0) | 2012.04.15 |
---|---|
진리의 말씀 (0) | 2012.03.02 |
경상북도수목원 늦가을 풍경 (0) | 2011.12.08 |
내가 찍은 '한국의 비경' (0) | 2011.12.06 |
오어사 가을 풍경 (0) | 2011.1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