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일상이야기

[포항/구룡포]윷판재와 어머님,그리고 말목장성, 봉수대 ,중흥리 느티나무

安永岩 2015. 3. 21. 22:45

 

구룡포 응암산 전망대에서

 

 

와이프는 강하지만 마음이 여리다.

시내 중심부에서 50평 횟집을 운영할 만큼 강하지만

한편으로 티이브이를 보다 감동적인 장면이나 마음이 짠~한 장면를 보면 곧잘 흘쩍거리기도 한다.

설연휴 마지막 날(2/22) 가게에서 갑자기 훌쩍거립니다요

깜짝 놀라서 "와? " 하고 물으니 한동안 아무말 없이 울더니 하는말

"날 어머님 흩은데 데려다 주소."한다.

즉 작년 여름에 돌아가신 어머님 유골을 뿌린데 데려다 달라고 하는 것이다.

유골을 뿌리는 날 비가 엄청나게 퍼부어서 동생과 아들 혁이,빈이만 가서 뿌렸기 때문에 정작 와이프는

대충 어데 뿌린줄은 알아도 정확히 모른다.

오늘 그곳을 가고 싶다고 하는 것이다.

마침 파란 하늘에 날씨까지 좋다.

단번에 그래,가자.하고 술한병 사들고 길을 나셨다.

 

* * *

 

난 오래전 부터 고생한 어머님을 위해서 양지 바른 곳에 묘를 쓸려고 늘 생각해 왔었다.

그렇다고 40년 전에 먼저 가신 아버지 무덤 곁에는 서지 않을려고 작심했었다. 왜?

평소 부부사이가 좋지 않았는데다 사별한지가 너무 오래되어서(43년) 새삼 곁에 간다는 것이 아무래도 꺼림칙해서이다.

그래서 내 혼자 늘 마음속에 두고 있었다.

어머님도 화장을 싫어하고~ 그랬던 것이 세월이 가면서 동네 친지분들과 놀면서 생각이 바뀌더니

어느 순간에는 화장을 싫어하지 않으면서 하시는 말씀이 "내 죽으모 화장하고 니 아버지 무덤도 파서 화장해가

같이 산에 뿌려라."하셨다.

아마 요즈음은 화장이 대세이니까 그렇게 생각이 바끼신 것 같았다.

내나이 18살 때 돌아 가신 아버지 산소가 구룡포 눌태리와 염창골 사이 산 능선 양지 바른 곳에 묻혔는데

평소에 터가 좋다고 늘 자랑 삼아 "하루 종일 해가 떠 있고 앞이 확 트여 상쾌하기가  그만"이라고 늘 애기 하곤 했었다. 

그런데 골찌꺼리가 생겼다.다름아닌 대나무의 침범였다.

십수년이 되니 대나무가 온산을 덮드니 결국은 인근 산소들을 침범하기 시작하였다.

나는 결사항쟁(?)으로 해마다 대나무를 베고 농약으로 죽이고...그렇게 사투를 벌였다.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매년 반복되다보니 여간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었다.

늘 마음 한켠에 묻어 두고 있는 찝찝한 걱정거리였다.

내가 죽고 나면 그 때는...생각하니 아득합니다.

 

실제로 주변에 묵힌 묘지에 대나무가 뻑뻑히 침범하여 마치 대창으로 찌른 듯하여 몸이 오씩해옴을 느꼈지요

이건 아니다.싶어 포크레인을 올려서 하루 대나무를 몽딸 뽑아 버릴까도 여러번 생각하였는데...

그것도 소용없는 것 같았다.왜? 대나무를 죽일려면 이 산 전체를 죽여야 한다.

그렇치 않으면 몇 십년이 지나면 또 번질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에 어머님이 돌아 가시면 어떤식으로라도 정리를 하자.생각하면서 늘 생각했었다.

 

작년 여름 우기에 어머님께서 돌아 가시자(음2014,7,23) 난 동생과도 상의없이

아버지 산소를 파서 화장하고 어머님도 화장하여 평소에 봐 둔 장소에 뿌리기로 했다.

장례절차를 의논하는 자리에서 동생에게 이야기하였드니 동생도 흔쾌히 동의해 주었다.

그도 어버지산소의 대나무 때문에 늘 마음이 쓰였던 모양였다.

그렇게 해서 아버지산소를 이장하여 화장하고 어머님과 함께 뿌린 장소가 

구룡포 눌태리 와 동해면 흥환리를 이어주는 윷판재 주변였다.

 

아버지 산소는 내가 알았던 명당자리가 아니였다.

찍어온 동영상을 보고 깜짝 놀랐다.

물이 흠뻑 고여 흐르는 수맥가운데였다.겨울에 얼마나 추웠을꼬? ~지금도 그 생각하면 몸이 오싹해진다.

그 사연 많은 윷판재를 와이프랑 갑니다.

 

 

 

 

위 사진 우측에 가장 높은 공개산 아래 희미한 도로를 건너 나즈막한 산 정상이 아버지와 어머니가 계시는 곳이지요

사실 윷판재가 아닌 가기전 모랑지 야산입니다.

윷판재는 맨 우측 잘록한 부위 아래이지요. 왜 그랬느냐?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그 고개를 넘어 다니면서 너무 고생을 많이 했던 한많은 고개라서

그곳을 피하고 싶어서였지요. 또 하늘나라에서 고생할까봐서~

와이프,산에 올라 서더니 하는 말 "너무 좋타 ! 구룡포도 다 보이고 앞에도 시원하게 전망이 트이고~

그 빗속에 우째 이까징 올 생각을 했는교?" 한다.

자기는 들어 오다가 길가 어데 큰나무 주변에 뿌리지 않았나 생각했었단다.

평소에 이 곳에 나물을 하려 다니면서 점 찍어 둔 곳이였다고 설명하니 참으로 잘 했다고 칭찬이다.

나도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그러고 보니 주변의 풍경이 너무 좋다.

이제 아버지,어머니 산소라고 생각하고 가끔씩 들려볼까 합니다.

뭐,산소가 별거 있나요?

죽으면 묘를 쓰던, 화장을 하던 어짜피 육신은 가고 없는 것이 아닙니까?

전 화장을 하였으면 깨끗한 곳에 뿌려 주는 것이 순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것이 자연의 순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육신도 자연의 일부이니까요... 

 

 

 

 

전망대에서

 

 

어머님과 와이프는 32년을 함께했다.

그 중 16년을 함께 하고,우리가 포항 나오면서 따로 사시다 84세에 돌아 가신 것이다.

어머님은 내 어머님이시지만 참으로 무서운 분였다.

구룡포가 다 아는 여장부였고 성격 또한 대쪽이라서 와이프가 마음고생을 많이 했었다.

우리 때는 다~시어머니 시집을 독하게 살던 때가 아니였던가?

그러다 보니 와이프는 시어머니에 대한 회한에 때론 왜,그렇게 못 살게 독하게 했을까?하고

지금도 고개를 갸우뚱 한다.그럴때 마다 내가 다~아 미안하다.

고운정 보다 미운정이 더 많았던 세월였던 것 같다.

그렇게 사시다 가실걸 ...마지막 가시는 길에 며느리지만 "내가 너무 했구나! 네가 다 이해하려무나..."

그런 한마디 없이 돌아 가셔서 때론 섭하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고 하여 눈물을 보인 것일 것이다.

그 시어머니에 며느리라고...

지금의 힘든 장사와 음식 맛은 모두 어머님의 전수가 아니였을까 싶다.

혹독한 장사의 비법은 지금의 와이프를 있게 하지 않았을까 싶다.

왜 그렇게 힘들게 했을까?

돌아 보니 험악한 장삿길에 놓일 며느리의 앞날을 위한 대비책이 아니였을까 싶기도 하고...

하여튼 생각 깊은 어머님의 마음을 내가 우예 알겠습니까?

 

아버님,어머님 유골을 뿌린 곳을 지나 온 김에 들린 응암산,봉수대 주변입니다.

날씨마저 좋아 기분이 좋습니다.

 

 

응암산쪽 풍경

 

 

요즈음 구룡포 응암산과 봉수대의 말목장성 둘레길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 온다고 하니 반갑네요

산행 후 먹는 대게,국수,찐빵은 당연히 꿀맛이겠지요?

 

 

눌태리쪽 풍경

 

전망대에서 보는 사방 팔방의 풍경이 참으로 시원스럽습니다.

비록 나즈막한 산들이지만 높은 산에서 보는 풍경 못지 않은 막힘이 없이 시원합니다.

눌태리는 참으로 사연이 많은 동네입니다.

그 옛날 구룡포 대홍수로 눌태못이 터지면서 늘베이(눌태1리를 그렇게 불렸다) 동네를 싹 쓸어 버렸었다.

그때 발생한 이주민들은 눌태리 아래 동네로 삶의 터전을 새로 마련하고 눌태리 舊 못은 그대로 두고

아래 동네에 못을 훨씬 크게 잘 막았다.

그 늘베이를 어린 기억에 자주 갔던 기억이 있고, 그 길이 엄청 멀었었다.

지금은 큰 집의 육촌 형님과 동생들은 모두 부산으로 가고 이 곳에는 아무도 없다.

 

 

 

 

파란하늘이 너무 좋다.

 

 

말목장성과 응암산

 

봄에 진달래꽃길이 좋은 말목장성길입니다.

오는 봄에는 봄 나들이 산행을 할까 합니다. 

 

 

 

봉수대

 

 

 

전망을 즐기고 봉수대로 갑니다.

 

 

 

전망대 사면에 부처손 군락지

 

 

 

말목장성

 

멀리 동해바다가 보입니다.

해맞이 산행도 좋은 곳입니다. 

 

 

 

 

유유히 걸어 가는 와이프

말목장성 전망대는 처음이라 아주 기분 좋아 합니다.

자주 들려야 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난 뒤 따르면서 몰래 찍고~

사진을 싫어 하는 와이프입니다 ~ㅎ

 

말목장성 감사나눔 둘레길 봉수대 300m

 

 

많이 훼손된 말목장성

 

 

 

윷판재쪽 풍경

 

산을 가로 지르는 이 길은 새싹 돋는 봄에도 좋지만 낙엽이 흩날리는 늦가을에도 좋습니다. 

 

 

 

파란 하늘 과 솟대

 

 

 

봉수대

 

 

봉수대잔디광

 

해맞이,달빛산행 행사장입니다.

제법 너른 광장에 수백 명은 족히 앉을 수가 있습니다.

주변에 이만한 넓은 광장은 없지요.

 

 

최근에 둘레길 걷는 것이 추세이다 보니 인기 만점코스이다.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단다.

서너시간 걷고 구룡포에서 대게먹고 맛있는 짜장면 먹고 유명한 모리국수,찐빵 묵고... 

갈 때 과메기 싸가고~

 

특히 연세 드신 분들의 건강을 위한 코스로 제격입니다.

당연히 가족산행코스로도 딱!입니다.

 

 

 

정자에서 보는 전망이 줙입니다요

 

 

신년 일출 명소로써 자리 매김을 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저도 이곳에서 신년 해돋이를 볼까 합니다.

좋은 점은 저 아래까지 차가 올라 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구룡포읍민복지센타에서 이 곳까지 두어시간 밖에 걸리지 않으니

이른 새벽에 산행을 하여 맞이 하는 해돋이도 좋겠지요.

 

 

 

뜻하지 않게 와이프 초등친구들 만나고~

멀리 동해바다가 푸룹니다.

 

 

구룡포항구 전경

 

응암산(박바위)으로 가는 길이 선명하네요

 

 

 

눌태리 그리고 그 너머 풍경

 

 

삼정리 바다 풍경

 

 

영일만 풍경

 

비 온 후 맑은날엔 건너 신항만이 선명하게 다가 오지요

봉수대 정자에서 보는 풍광이 사통팔통 막힘없이 시원합니다.

두어시간 산행에서 오는 행복입니다.

 

 

 

 

다시 봉수대 잔디광장

 

 

정자 위에서~

 

 

 

바람이 많이 분다.

빨리 가잔다.

와이프가~ㅎ

 

 

 

 

 

 

말목장성의 말조형물

 

 

 

와이프 나무 뒤에 숨고~ㅎ

 

 

 

 

 

 

동해면 중흥리(밸골)로 하산합니다.

그곳엔 중흥리 느티나무가 있고 천하장사 이만기교수의 장모집이 있지요

최근 모방송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자기야 백년손님'프로에서 인기지요

며칠 전에 본 이만기 장모님에게 놀려 온 지인 중에 '마산댁'아줌마가 나오길래 그 안부가 궁금했습니다.

마산댁은 오래동안 어머님과 함께 구룡포어시장에서 중매인으로 활동하셨고

포항 죽도시장에도 진출하여 상회도 경영하시다가 따님에게 물려주고 지금은 어디에 계신는지 궁금했었다.

그 마산댁 아주머니의 최근 근황을 물을려고 이만기장모댁을 방문했습니다.

 

 

 

중흥리 마을을 당당히 지키고 선 느티나무와 옆에 이만기교수장모님댁

 

 

나는 느티나무를 만나려 가고, 와이프는 이교수님장모댁을 방문하였습니다.

 

 

중흥리 수호신 느티나무

 

수령은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수백년은 족히 될 엄청난 크기의 느티나무입니다.

생기기도 잘 생겼습니다.

나무잎이 우거질 때는 그 그늘이 대단할 것 같습니다.

 

 

 

 

 

 

 

동네분과 대화를 하고 있는 와이프

이 분과 함께 이교수님 장모댁을 방문하는 와이프입니다.

 

 

 

 

 

 

오래도록 나오지 않아 저도 이만기장모님댁을 갑니다

마침 밖을 나오시는 장모님과 와이프를 만납니다.

장모님께서 참으로 친절하시네요

저보고 꼭 들어 와서 차라도 한잔하시라고 하시는데

들어 가기도 글코하여 한사코 거절하는데 애를 먹었네요

이만기장모님 티이브이에서 보다도 실물이 훨씬 잘 생기셨고

크게 주름도 없고 얼메나 싹싹하시고 친절하신지~

마산댁의 안부는 우예됐냐구요?

자초지정을 이야기하니 장모님께서 바로 전화로 연결하여 주어서 통화를 하였지요

그리고 전화번호도 적어주시고...그 마산댁아줌마는 희안하게도 에스병원 뒤에 사시는데

우리집과는 멀지 않은 곳입니다.그리고 어머님의 별세소식을 전하니 한동안 말문을 못여시데요.

아마 울컹하신 듯 합니다.조만간 우리집에 한번 들리기로 하였지요.

 

이제 장모님과도 헤어져 집으로 갑니다.

하여튼 여러가지로 의미가 깊은 하루 나들이였습니다.

장모님집 뒷 뜰에 푸른 것은 바로 울릉도나물입니다.

겨울을 이겨내고 자란 푸른 녹색의 나물이 곧 출하된다고 하니

사먹어야겠지요

바로 보약입니다.  

 

 

 

 

울릉도나물(부지갱이 나물)

 

 

 

행복한 봄날이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