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집寺刹이야기

[포항/구룡포] 절골 명월산 해봉사의 배롱나무

安永岩 2014. 3. 11. 01:48

   전국에 '절골'이라는 지명을 쓰는 곳이 많다.

   분명 유명한 절집이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地名을 얻었을 것이다.

   우리 고장에도 절골이라는 地名을 쓰는 곳이 있는데 그 곳에 해봉사(海逢寺)가 있다.

   이름하여 명월산 해봉사입니다.

   신라시대인 636년(선덕왕 5)에 왕명으로 창건되었다고 하니 당연히 절골이라는 地名을 얻었을 것입니다.

   한 때는 당우가 13동에 40여명의 승려가 거주할 만큼 큰 사찰였단다.

   임진왜란으로 전 당우가 소실되었고 근세 이르기 까지 암자 형태로 겨우 법등을 이어갈 정도였는데

   그나마 1973년 화재로 소실되었다. 최근에는 1985년부터 지금의 法恩주지가 주석하였는데,

   1987년 부터 불사를 시작하여 대부분의 전각들을 지었으며 최근까지도 불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해봉사에 역사성 만큼이나 유명한 나무가 경내에 있습니다.

   바로 배롱나무입니다.

 

        해봉사 대웅전 앞에 배롱나무(백일홍)

 

   우리 인근에 유명한 절집,서원,향교에 이 보다도 수령이 오래된 배롱나무를 보지 못했습니다.

   오어사 대웅전 옆에 배롱나무가 오래되고 품격이 있지만 최근에 몇 차례의 태풍으로 가지가 부러지는 수난을 당해서 안타까운데

   그 배롱나무도 해봉사 배롱나무보다는 수령이 한참 못미칩니다.

 

 

    해봉사는 아직도 불사중이라 다소 어수선합니다.

    그 어수선한 와중에도 배롱나무는 고고하게 품격을 지키고 서 있습니다.

 

 

   해봉사에서 가까운 곳에 나의 지인이 살고 있는데 1년에 가끔 한 두번씩 오가면서

 

   그냥 무심코 보고 지나쳤는데 최근에 노거수에 관심을 갖다 보니 이제야 나무가 보이네요.

   작년에는 특히 배롱나무에 많은 관심을 가졌는데 뜻하지 않게 이 곳 해봉사에서 대박입니다.

   벌써 8,9월이 기다려 집니다.꼭 꽃 필 때 당연히 다시 찾을 것입니다.

   배롱나무는 선비나무라고 하여 절집이나,서원,향교,사대부집안에 꼭 심었다고 하지요

   꽃이 백일 간다고 하여 백일홍이라고도 하는데 사실은 한송이꽃이 백일 가는 것이 아니고

   여러 꽃송이가 어우러 피고 지고를 계속하면서 백일동안 피어 있답니다.

 

 

     당연히 꽃이 피었을 때 보기가 좋지만 이렇게 裸身차림의 배롱나무도 멋이 느껴집니다.

 

 

 

    최근에 복원한 해봉사 다보탑이지만 예사롭지 않은 조각 솜씨입니다.

 

    대웅전 좌측에 배롱나무, 우측에 다보탑을 배치한 구조는 배롱나무를 신성시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단연 배롱나무가 돋 보이는 절집입니다.

 

 

    이렇게 잘 생긴 배롱나무이지만 몇 년이 되었는지 수령에 대한 안내문이 없어 아쉽네요

 

    수백년은 된 듯한데...

 

 

 

 

 

 

 

 

    여러분들은 해봉사 배롱나무를 보니 어떠한 느낌이 드시는지요?

 

    여러분들은 이렇게 잘 생기고 큰 배롱나무를 보신적이 있으신가요?

    이 배롱나무로 인해서 해봉사가 절골의 古刹 임을 증명이라도 하는듯 당당해 보입니다.

    비록 최근에 세운 당우들이지만,

 

 

   끝으로 

   생육신의 한사람였던 매월당 김시습이 세조의 왕위찬탈에 반대하면서 전국을 유람하면서

   여기 해봉사에도 들려서 詩를 남겼네요

   명월암은 해봉사의 옛 이름입니다.

 

    명월암 가는 길
   -
매월당 김시습

  
산넘고 물건너
  
황혼이 깃들무렵
  
명월암 다다르니
  
창명(滄溟)에 달이 뜨네.
  
승님은 어디가고
  
불당(佛堂)에 촛불 비쳐
  
낙엽이 광풍(狂風)에 쌓여
  
손의 뺨을 친다.
  
천년노불(千年老佛)앞에
  
합장기도(合掌祈禱)하니
  
동자(童子)는 불 밝혀
  
길손을 인도하네.
  
산채맥음(山採麥飮)
  
공복(空腹)에 족()하오나
  
약주(藥酒) 한 잔 없음이
  
욕객(浴客)의 한()이더라.

 

    꽃 피는 8,9월 초에 꼭 다시 찾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