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일상이야기

어머니,어머니,나의 어머님 (수술하신 날)

安永岩 2013. 12. 3. 01:19

11월 13일,수요일 오전 07시 50분 !

드디어 어머님께서 수술실로 들어 가셨습니다.

그렇게 원하시던 모가지(어머님께서 그렇게 불렸다)에 나쁜 혹을 떼기 위해 들어 갔습니다.

할 애기가 많치만 무슨 애기를 합니까?

부모와 자식 사이에는 눈빛만 봐도 안다고 하지 않습니까?

두손을 꼭 쥐고 눈으로 잘 하시고 오시라고 당부합니다. 

평소에 대담하신 어머님이시지만 그래도 큰 수술을 하기 위해 들어 가니

이제까지 살아 오면서 제일 힘든 시간입니다.

14년 전 전남 여수 애양병원에 무릅인공관절수술을 하기 위해 전날 순천에서 1박하는데

그것도 심심해 할까봐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역전 옆에 여관을 잡아 주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병원을 못 찾아 갈까봐 무조건 택시를 타고 가라고 심심 당부하고

마침 여관집 주인아주머니가 연로하신분이라 애양병원을 잘 알아 어머님께서 심심하지가 않구나

생각하고 천리나 되는 구룡포로 오는데 얼마나 마음이 아팠던지~

그리고는 오늘이 참으로 참기 힘든 시간입니다.

수술시간이 10시간 이라고 하니...막막합니다.

잘 되기를 그저 빌고 빌뿐입니다.

약국형님께서 전화가 와서 혹 수술이 지연되드라도 놀라지 말고 넉넉히 기다리라고 하니

더욱 더 불안합니다.

8시.9시.10시...그냥 기다리자니 불안합니다.

여동생과 아내에게 잘 지키라고 하고 밖을 나옵니다.

가까운 칠곡 松林寺로 단숨에 갑니다.

부처님께 기도를 합니다.

부디 수술이 잘 되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합니다.

그리고는 불안해서 곧장 병원을 왔는데 아직 안에서는 연락이 없습니다.

12시,1시,2시...그래도 시간은 빨리도 지나 갑니다.

예정시간대로 라면 아직 4시간이나 남았습니다.

그런데 방송에서 "전정희 보호자께서는 수술실 면담실로 오시기를 바랍니다." 한다.

시간을 보니 오후2시 40분, 들어 간지 6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였다.

이 무슨일 일꼬? 순간적으로 불안이 엄습해옵니다.

수술 중에 찾는 것은... 분명 좋치 않은 일입니다.우리는 기운이 쭉 빠진 몸을 겨우 추스려서

면담실로 갔습니다.교수님이 나오시기 전까지 왜 그리 불안했던지~ 

수술복을 입으신 안교수님께서 나오십니다.

의자에 앉으시면서 "수술은 잘 되었고요~..." 그 첫 마디 외 엔 아무말도 안들였습니다.

휴~ 얼마나 다행인고? 수술이 잘 되었다니...

안교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요지는 이랬습니다.

목 왼쪽의 암은 다 제거 했고, 이식수술은 하지 안아도 되고, 대신 기관지절개수술을 해야 한단다.

숨쉬기 위함도 있지만 혹 심한 출혈로 인해 폐쪽에 피가 많이 흐르면 위험하기 때문에 고인 피를 빼어 내기 위해서란다.

그러면서 당분간 말을 할 수가 없단다.그러면서 수술 동의서를 작성하도록하였다.

순간,생각에,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데 동의서는 무슨...알아서 하시지...우리가 뭘~안다고...싶다.

글구 말을 좀 못하면 어떼,수술이 잘 되어 나으면 되지 ...싶다.

들어 가시려는 교수님께 나는 "교수님, 암 덩어리를 좀 볼 수 없을까요?"했다.

동생들이 기겁을 한다.그러그나 말거나 나는 어머님을 괴롭힌 그 놈을 보고 싶었다.

조그만한 바구니에 떼어낸 암덩어리를 갖고 나오셨다.피가 벌건 암 덩어리를 보더니 아내와 여동생은 기겁을 하고

도망간다."어디 가노, 같이 보지..." 하고 옆에 불러 세웠다.

그리고 나는 비닐에 쌓여 있는 5개의 떼어낸 벌건 암덩어리를 하나 하나 손으로 비비면서 만져 보았다.

덩어리 5개 중 큰 것은 2개가 있었는데 마치 구슬같이 딱딱한 돌덩어리 였다.

나도 놀랐다.생전 처음 만저 본 암덩어리였다."이 놈이 우리 어머님을 괴롭힌 나쁜 놈~!!!'

그런 생각으로 꼭꼭 누르면서 죽으라고 만졌다.

지금 생각해 보니 이러한 돌 덩어리를 어떻게 방사선,항암치료로 죽일 수 있을까? 싶다. 

 

다시 30여분을 기다리니 의식을 못 차린 채 나오셨다.

6시간 여를 수술한 것 같았다.집중치료실에 가지 않고 바로 일반병실로 올라갔다.

나는 또 그것이 불만였다.심기가 불편함을 드러 내지 않고 일단을 지켜 보았다.

차마 볼 수 없는 참옥한 광경였다.

목에 구멍을 내어 호스를 꼽고, 코에도 호스를 꼽고, 좌측 가슴 2군데를 뚫어서 작은 호스를 꼽고,

 귀에도 무슨 집게 같은 것을 꼽고,당연히 오줌통을 차고....그리고 뭔가 환자 위로 치렁치렁 복잡다. 

거기에다 환자는 가끔씩 몸부림을 치고...

6시간을 자면 안된다고 하면서 자꾸 가물리는 수술환자를 깨우고 난리다.

그러면서 우리보고 하란 듯이 애기 하는데 나는 심사가 쥐 틀리기 시작한다.

의사 2 와 간호사 3명서 난리다. 수술 후 중환자실에서 하루나 이틀을 치료 후 어느정도 안정되면 일반 별실로 안 옮기고

이제 막 수술한 이런 환자를 어떻게 의학상식이 하나도 없는 보호자들에게 맡기는냐고 나는 폭발하기 시작했다.

"지금 당장 내가 보는 앞에서 중환실로 옮기세요." 나는 고함을 쳤다.

그러니까 한 간호사가 "일단은 의사님께서 보고 계시니까 환자부터 안정시키고  난 후에 애기 하세요" 한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암환자는 암덩어리를 제거 하면 생명에는 별 지장이 없으니 바로 일반 병실로 간단다.

그리고 이빈후과 의사가 옆에 있는 일반병실로 가야 치료에 그나마 도움되기 때문에 일반 병실로 바로 간단다.

그래도 그렇치? 이해를 하면서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우째거나 난리 법석을 떠는 도중에 아내가 그만 충격에 기절을 했다.

겁이 많은 아내가 감당이 안되었던가 그만 졸도를 한 것이다.

의사,간호사가 급히 달려 들어 응급처치를 하고 급하게 1인실에 눕히고 치료를 하는데 의식이 없다.

이 무슨 일이 이런 일이 있노? 업친데 덥친다고...기막힌 일이 내 주위에서 일어 났다.

다행히 1시간여 만에 아내가 깨어 났다. 

넘어 가는 순간을 기억하는데 나중 것은 전혀 기억을 못했다.우째거나 십년감수했다.

그 틈에 어머님께서는 의식을 회복하여 사람들을 다 알아 보고 고통을 호소하는 듯했다.

숨을 몰아 쉬고 가슴을 들썩 들썩 치겨 들고 호스 여기 저기에 피가 섞여 나오고...

목 호스로 피를 빼어 내고...정말로 숨 막히는 순간 순간였고 미칠 지경였다.

그러한 일을 우리가 할 수 없어 급히 간병인을 부르기로 했다.

원래는 수술하는 날 부터 하도록 하였는데 여동생이 지가 한다고 하여 내일 부터 나오라고 했단다.

그것이 큰 오산였다. 그 난리 통에 간병인에게 전화를 하여 급히 좀 오셔야 겠다고 하니 지금 딸내미집에서 외손녀르 보고 있으니

10시 쯤에 가도 되는냐고 한다.지금 이판국에 더운밥 찬밥 가릴때가...그렇게 하시라고 하고 기다리는 그 동안에 어머님은 난리다.

아무래도 호흡과 출혈에 문제가 많은 듯 했다.

그래도 어머니께서는 정신이 있으신가 깨어난 아내가 가까이 오니 가까이 오지마라고 손사래를 친다. 

아마 또 기절할까봐 못오게 하시는 것 같았다.아내가 기절하고 난리를 피운 것을 느끼신 듯 했다.

여동생보고는 옆에서 졸지 말고 꼭 나를 지켜봐야한다고 손으로 얼굴로 수화를 한다.

의사께서 6시간 동안 재우지 말라는 것을 들으신 모양였다.

그러니까 '니는 내 옆에서 졸지 말고 내가 자는지 안자는지 똑똑히 지켜봐라 알았나?'하시는 것 같았다.

하여튼 우리 어머님께서는 보통 분 들과는 분명히 다르시다.

무섭도록 의지도 강하신 분이다.

오후 3시 부터 밤 10시까지 시간이 어떻게 지나 갔는지 모른다. 

정확히 10시가 조금 못되어 구세주(?) 간병인께서 오셨다.

사실은 이 간병인도 미리 입원을 한 어머님께서 '내가 수술하고 나모 좀 봐 달라고'  찜 하신 분였다. 

그 간병인이 오시니 얼마나 안심이 되는지...마음을 놓으니 온 몸에 맥이 빠지면서 힘이 하나도 없네...

이제사 잊고 있던 따스한 커피 한잔으로 긴장을 풉니다.

이렇게 정신없이 마음조리고 힘들었던  11월 13일 !

어머님께서 수술하신 날 !

참으로 길고 긴 하루가 그렇게 지나 가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