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집寺刹이야기

[경북/군위]팔공산 청운대아래 그림같이 앉아 있는 오도암

安永岩 2015. 9. 7. 07:22

오도암悟道庵

悟道라~즉 길에서 깨닫다는 뜻으로 불가에서는 깨달음의 경지를 말하지요.

그래서 오랜 세월동안 수도정진했던 큰 스님들의 깨달음을 오도송(悟道頌)이라고 하여

우리들에게 익숙합니다.최근엔 성철큰스님의 오도송이 유명하지요.

그 깨달음의 悟道란 이름의 암자가 팔공산 저~높은 곳에 있다기에 찾아 갑니다.

팔공산 청운대 절벽아래에 그림처럼 앉아 있습니다.

오도암 입구에서 바라 본 오도암의 풍경이 팔공산제일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빼어난 풍경을 보여 줍니다.

 

오도암(悟道庵)

팔공산 제일의 명당으로서 비로봉의 청운대 절벽아래 자리 잡고 있는 이 절은

신라 654년(태종무열왕 원년)원효대사가 창건하여 오도(悟道)한 곳이라 하여 오도암(悟道庵)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1963년 폐사이래 유허(遺墟)만 남아 있고 빼어난 상호(相好)의 불상(佛像)과 고탱화는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으며,

절 뒤편에 청운대(靑雲臺)에는 원효대사가 득도한 원효굴과 젊은 시절 김유신 장군이 기거하여

그 물을 먹으면서 나라의 앞날을 생각했다는 장군수가 있다.

 <원효대사 구도의 길>

 

 

오도암가는길

팔공산은 대구,경산,영천,군위,칠곡군 등 5개 시군에 둘러 쌓인 면적이 꽤나 넓은 도립공원으로써

작년까지 출입금지구역였던 최고봉인 비로봉에서 청운대구간을 최근에 군위군에서 

'팔공산하늘정원'이름으로 개방하였지요.

그 하늘정원을 답사하고 내려 오는 길에 오도암을 갑니다.

오도암은 군위군 부계면 동산리 즉 동산계곡을 따라서 팔공산하늘공원가는 초입에 있습니다.

위 그림에서 좌측 공터에 차를 주차하고 길을 가로 질려 보이는 전봇대 안으로 들어 가면 나옵니다.

그냥 지나 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서행하면서 주의 깊에 살펴야 합니다.

따로 이정표가 없기 때문이지요.

 

  

길을 건너면 숲 속에 이런한 이정표가 나옵니다.

이른바 원효대사의 구도길이지요.

경주에서 많이 봤던 원효대사의 구도길이 여기도 있습니다.

아마 원효대사께서 머물렸던 암자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옆에 암반에 쌓은 돌탑이 퍽이나 정겹습니다.

그리고 기분 좋은 숲길이 초입부터 편안하게 만듭니다.

 

어디서 많이 보았던 글귀도 걸려 있고~

 

 

절집을 좋아 하지만 특히 암자가는 길을 더욱 더 좋아 합니다.

삐까뻔적한 요란한 궁궐 같은 절집보다도 산골의 여느집 같은 풍경의 암자를 더 좋아 하는 이유는

순전히 주변의 풍경 때문입니다.

오도암가는길이 그렇습니다.

 

비록 1.5km의 짧은 거리(?)이지만

거리에 비하여 그 오름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기분 좋은 숲길에 작은 계곡도 건너고

매미소리 새소리 물소리 벗삼아

되도록이면 천천히 걷습니다.

 

걷는 중간 중간에 걸린 글귀를 읽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을 줍니다.

 

그냥 무심코 흘러 버린 노랫말도 여기서 새기니 또 다른 느낌을 줍니다.

얼마전에 국회에서 모의원이 불러서 유명해진 노래가사이지요.

연분홍치마가~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어째 우리 인생살이를 노래하는 것 같은 느낌이지요

세상만사 다~봄바람에 흘러 가는 뜬구름이더라...

 

 

길가에 허리 굽은 노파가 서 있네요

제 느낌에 그렇습니다.

아님,근육질의 남자...

 

 

길 가는 숲 길 군데군데 돌탑이 암자가는 길임을 느끼게 합니다.

 

 

오도암의 일주문이라고 할까요?

일주문 같은 돌탑에 통나무 징검다리가 그러 합니다.

자연을 빼어 담은 하나하나의 조형물들이 오도암의 느낌을 알 것 같습니다.

 

 

철지난 산수국이 지천으로 많네요

 

 

 

또 노랫말입니다.

이선희의 인연인데 처음으로 노랫말을 정독합니다.

노래방에서 많이 부르는 곡인데

이 호젖한 숲 숙에서 읽으니 느낌이 전혀 다르네요

인연,만남,운명,사랑...애잔한 아련한 사랑을 다 이루지 못한

한을 노래한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가파른 오르막 쉼터의 돌탑群

전 오도암 가는 길이 아무것도 아니지만 평소에 산을 타지 않으시는 분들은 고행의 산길입니다.

하기사 설악산의 봉정암가는 길에 비하면 새발에 피이지만스도~ㅎㅎㅎ

 

 

 

가파른 오름길에 나타난 시원한 육각정자

정자에 앉아서 기분 좋은 바람을 한번 맞고 가라는 듯,

아주 좋습니다.

그리고 주변의 아름드리 소나무 숲이 끝내줍니다.

 

 

 

 

 

 

정자에 걸린 글귀입니다.

 

 

기분 좋은 소나무 숲 길이 오도암까지 이어 집니다.

 

 

 

드문 드문 걸린 연등이 길을 안내합니다.

이 한적한 숲속에 그래도 인간의 냄새를 느낄 수 있는 연등입니다.

 

 

이제 그 유명한 팔공산 최고의 암봉 청운대가 보입니다.

오도암을 오르면서 만나는 최고의 평지입니다.오도암이 곁에 있다는 표시이고요

그리고 여기에 각종 야생화가 피어  아름답네요

보이는 건물은 최근에 놓은 신식 화장실인데 오도암과는 별개입니다.

아마 산행객들을 위한 화장실 같네요

 

 

 

 

한모랑자를 돌아 오도암가기 직전에 바라 본 팔공산 서봉능선 파노라마

꽤나 올라 왔네요.높이가 만만치 않습니다.

눈이 시원한 풍경에 마음을 추스리고 이제 오도암으로 갑니다.

 

 

오도암 입구

 

 

참으로 마음에 드는 오도암 출입싸리문입니다.

더우기 나무로 그저 자연스럽게 지붕삼아 돌린 것이 너무도 소박합니다.

하안거 정진중일때는 문을 굳게 잠그고 통제하는데 문이 열린 것을 보니 천만 다행입니다.

조용히 들어 갑니다.

 

그리고 바위에 카메라를 놓고 기념사진도 한장 박고~

나혼자가 아닌 듯,이미 다른 방문객들이 보입니다.

올라 오면서 만난 산행객들을 여럿 만났는데 오도암은 신도뿐 아니고 일반 참배객,산행객들도 많이 오는 모양입니다.

전부 다 참으로 부지런한 사람들입니다.

 

 

 

첫 눈에 오도암은 참으로 仙景입니다.

오도암 뒤의 청운대가 보는 이를 압도하고도 남네요

마치 청송 주왕산 대전사 뒤 기암괴석 장군봉같은 느낌입니다.

 

 

그에 비하여 오도암의 몇 안되는 건물들은 소박합니다.

하긴 이 높은 곳에 어떻게 집을 지었을까?

주변의 높낮이를 달리 해도 제법 너른 암자입니다.

천년 전에는 어떠했을까?

궁금하네요...

 

 

 

 

 

오도암은 보이는 법당건물과 함께 쓰는 공양간,그리고 요사재가 전부입니다.

마당에 푸른 천막을 쳐 놓은 것은 유물을 발굴하는것인지 빗물에 흙유실을 방지하기 위해 덮어 놓았는지

아님 공사 중인지 모르겠네요.마당도 제법 느립니다.

 

 

가을꽃 쑥부쟁이인가?

이 높은 곳에 꽃이라~너무 반가워서~

 

 

오도암 전경

특히 청운대와 소나무가 너무 좋습니다.

바로 이 풍경을 보기 위해 숨을 몰라 쉬면서 먼거리의 험한 오도암을 찾는 것 같습니다.

마치 하늘 아래 첫 암자인 듯 합니다.

가히 仙景입니다.

 

 

좌측에 오도암 현판과 우측 스님께서 기거 하시는 요사채에 불인선원이란 현판이 보입니다.

 

 

 

토담집에 붙여놓은 불인선원(佛印禪院)이란 편액글씨는 일타스님 글씨랍니다. 

불인선원이란 부처로부터 직접 인가를 받은 곳이란 뜻입니다

 

오도암 전경

 

 

불인선원

스님 계시는 선방인데 방구조가 몹시 궁금하고

열린 창과 미닫이로 보는 경치가 몹시 궁금합니다.

당연히  세상을 잊게 하는 仙景이겠지요

앞에 놓인 봉지 커피를 맛있게 한잔하면서

앞쪽 풍경을 감상합니다.

 

 

 

 

 

 

 

 

오도암까지는 오직 지게로 생활필수품을 운반하여야 하는 오지 높은 곳에 위치한 암자입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오도암 구도사진

 

 

 

 

 

속세를 굽어 보고 계시는 지장보살

 

 


좌측에 자그만한 세심정


물맛이 아주 좋습니다.

물을 마시고는 반드시 뚜껑을 닫으시기를~ 

 

 

 

이제 오도암을 떠납니다.

인연이 되면 또 가게 되겠지요

가고 싶은 암자,오도암입니다.

속세와 인연이 먼 암자,오도암입니다.

오래토록 마음속에 자리할 암자 오도암입니다.

 

 

 

 

 

분명 올라 온 길인데 내려 가는 길은 낫섭니다.

숲이 좋고 그 속에 길이 좋습니다.

 

 

 

 

 

물봉선아꽃

 

 

 

 

 

 

 

 

 

 

 

 

 

팔공산 오도암 오르내리는 길은 구도의 길입니다.

또한 나를 돌아 보는 사색의 길이며

지친 심신을 치료해주는 힐링의 숲입니다.

천천히 조용히 생각을 하면서

바람소리,물소리,새소리를

벗하며 야생화를 감상하면서 걷다보면

어느새 오도암에 닿습니다.

오도암은 그러한 곳입니다.

 

 


성안내는 그 얼굴이 참다운 공양구요

부드러운 말한마디 미묘한 향이로다

깨끗해 티가 없는 진실한 그 마음이 언재나 한결 같은

부처님 마음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