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여행에서 빼어 놓을 수 없는게 삼강주막의 나루터이야기입니다.
병산서원,하회마을,선몽대,삼강주막은 옆옆에 있습니다.그러니 여행을 하면 한번에 다 둘러 볼 수가 있지요.
삼강주막이 있는 삼강리는 강원도 황지 태백산에서 발원한 낙동강이 600리를 흘러 이 곳까지 왔고,
경북 봉화에서 흘러 영주를 거친 내성천이 또 이곳에서 합류합니다.
내성천은 3km 상류에서 회룡포를 350도 회전하고 다시 반대로 180도를 돌아 여기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문경 사불산에서 발원한 금천이 여기서 합류해 세 개의 강이 만난 마을 즉 ‘삼강(三江)마을’이 됐습니다.
이 강은 여기서부터 부산 다대포까지 다시 700리를 흘러 낙동강 1300리 물길을 이룹니다.
삼강이 만나는 지점에 나루터가 생기고 자연히 사람들의 왕래가 많다보니 주막이 생긴 것입니다.
삼강주막의 풍경을 그림으로 잘 그려 놓은 굴다리 벽화입니다.
2007년도에 새로 복원한 삼강주막 풍경입니다.
막거리축제(8/2~8/4) 기간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다는데
제가 간 날(8,14,수)은 35도 푹푹 찌는 더위다 보니 사람 하나 보이지 않고 오히려 사람이 그립더이다.
삼강주막으로 가는 길
옆에 줄로 메어 달아 놓은 막걸리병이 퍽 인상적입니다.
어느 간판,홍보물 보다도 더 와 닿는 막걸리 주막의 선전물이네요
저 길 끝에 막걸리주막이 있다는 뜻입니다.
이름하여 '예천 삼강주막(醴泉 三江酒幕)입니다.
막걸리가 있는 삼강주막을 왔습니다.
경북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에 있는 이 삼강주막은 1900년 경에 지어졌습니다.
100여 년 전 지어진 주막이지요. 그러나 최후까지 남아 마지막으로 영업을 한 주막으로 그 의의가 매우 큽니다.
삼강주막 주모 고 유옥련할머니는 6ㆍ25때 남편을 잃고 4남매 키우기 위해 이 일을 시작해 2005년 9월까지
60년간 이 자리를 지켜왔다. 그리고 일을 그만둔지 한달 후 10월 88세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불과 8년 전만해도 조선시대 주막풍경이 이곳에서 펼쳐졌다고 하니 역사는 그리 멀리만 있는게 아니었습니다.
삼강주막은 나루터에 오가는 사람들에게 음식,숙식을 제공하고,특히 봇짐을 나르는 봇짐장수과 장사꾼들의
휴식처가 되었으며 때론 시인, 묵객들의 유상처로 이용되었던 건물입니다.
주막은 8평 정도로 아주 작습니다. 이 손바닥만한 초가지만 있을건 다있습니다.
전면 두 칸, 측면 두 칸으로 두칸 겹집에 방이 2개, 부엌과 마루, 다락까지 있으며
부엌은 뒤쪽으로 뺀 오밀조밀 기막힌 구조입니다.
그래서 건축역사 자료로서 희소가치가 클 뿐만 아니라 옛 시대상을 읽을 수 있는
지역 역사와 문화적 의의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삼강주막 전후좌우 모습 |
또다른 특징은 방 2개에 문은 무려 7개다. 문이 왜 이렇게 많을까?
작은 방이지만 항상 많은 손님들이 들락날락하는 곳이니 서로 엉키지 않고 출입할 수 있게
곳곳에 문을 달았습니다. 조그마한 부엌에도 문이 4개나 된다. 손님은 많고 주모는 혼자서 일한다.
이 방의 손님, 저 방의 손님, 마루의 손님, 마당의 손님이 “주모, 여기 술 한 병” 하고 외치는데 어떻게 다 왔다갔다 할 수 있을까.
이 주막이 한창 번창할 땐 막걸리를 하루 10말, 15말을 팔았다고 합니다. 그러니 문이 하나였으면 주모는 쓰러졌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를 위해 사람이 앉는 곳을 향해 문을 다 냈다. 주모가 몸만 돌리면 주안상을 다 건넬 수 있게 했다. 손바닥 만한 집, 벽 반 문 반이다.
주모 한 사람을 위한 최적의 주막 설계도인 것이다. 작은 초가 주막 하나에서 건질 지혜가 정말 많습니다.
이 주막에서 빼먹지 말고 꼭 봐야 할 게 바로 황토벽에 금을 그은 외상장부다.
학술연구를 온 학자들도 무릎을 치며 감탄해 했다는 벽체외상장부입니다.
주모는 수많은 손님이 외상하고 갔지만 글은 몰라도 이 부지깽이 자국이 누구의 외상인지는
혀를 내두를 정도로 기억하고 표시했다고 합니다. 부엌 안 벽에도 빼곡히, 바깥 벽에도 빼곡히 그었다.
세로로 짧은 줄은 한 대포 외상이고, 긴 줄은 한 되 외상이며 갚은 사람은 가로로 줄을 그어 ‘변제완료’임을 표시했다.
그럼 한 두 사람도 아니고 어떻게 기억했을까? 이 주모는 사람 기억은 기가 막히게 잘 했다고 하지요.
다만 글자만 몰랐을 뿐. 소설 처럼 들리는 얘기입니다.
몇 백년 전 조선시대 속으로 들어간 듯한 주막 이야기입니다.
느닷없이 ‘주막’이야기라니. 하지만 불과 8년 전까지 생생하게 이어져 온 주막였습니다.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은 벽체외상장부입니다.
주막집과 회화나무 그늘 아래서 음식과 술을 마시며 왁자지껄 떠드는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집니다.
아무리 35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지만 길손도 부침개와 막걸리를 한사발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좀 많이 먹으면 어떠노 ? 물에 좀 들어 갔다가 나오면 깰 낀데~ㅎ
500여년된 회회나무입니다.
그 옆에 두그로가 더 있는데 주막과 절묘하게 잘 어을립니다.
불과 100여년전에 이 곳을 거쳐간 사람들의 체온이 느껴지는 현장입니다.
말없이 오랜 세월을 지켜온 회화나무는 오늘도 말없이 그곳을 지키고 서 있습니다.
수많은 물자가 오고 가고 사람들이 가고 오고...번잡했을 당시의 추억을 말입니다.
이 나무 그늘에 앉아서 주모, 술 한병 더...외치는 소리가 들리네요~ㅎ
지금은 이 곳이 삼강절경였다는 표지석만이 제방에 서 있습니다.
江은 옛 강 그대로 인데 인걸은 간곳 없네~~
삼강 나루터는에는 많은 물자들과 사람들이 오고 가는 교통요지였으니 1970년경 제방이 생기도 다리가 놓이면서
나루터의 역활이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건립 당시 다리를 우회하여야 한다고 강력하게 항의하였으나 반영되지 않고
결국 이렇게 세웠졌는데~ 많이 아쉬운 역사의 현장입니다.
우회했드라면 三江이 만나는 현장의 풍경을 온전이 볼 수가 있었을 것인데~
지금은 다리 밑으로 三江이 만나는 모습을 볼 수가 있는데 왠지 그림이 다리가 망치는 듯 합니다.
내성천,금천이 만나 큰 강물이 되어 흘러 가는 낙동강입니다.
여기서 700리 물길을 더 달려 부산 다대포까지 도착합니다.
주막과 三江은 제방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습니다.
"주모, 여기 술 한상 주기요" " 주모,여기도..."
왁자지껄 내 귀전에 들리듯 합니다.
삼강주막 가는 굴다리에 주막 풍경이 잘 그려진 벽화가 있습니다.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 134호,
경상북도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 166-1번지
<2013,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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