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 가는 입구에 세워 놓은 수련산방樹蓮山房
2014년 11월 8~9일, 1박2일 일정으로 기차 타고 자유여행을 하기로 하고
부산에서 오전 8시 5분 남도해양열차(편도)를 타고 순천역에 내렸습니다.
비가 한두방울씩 떨어지지만 우산을 쓸 정도는 아니지만 내심 오늘의 여행길이 걱정입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첫 일정으로 밥묵으러 갑니다.
그런데 순천시내의 모든 식당을 뒤로 하고 순천시내버스를 타고 30여분을 달려 내린 곳은 생전 낫선 월등면입니다.
말은 안했지만 속으로 밥 한번 거창하게 묵으러 가네,마~아무데서나 묵지...싶다.(물론 나중에 후회했지만)
상호동생이 미리 예약한 집인데 그도 처음 가는 곳인가 월등면에 내려 길을 묻습니다.
마침 시내버스에서 만난 동네 할머니께서 안내를 해주는 친절에 얼마나 고맙든지~
할머니,고맙습니다.연신 고마움을 표하고 식당으로 향합니다.
그런데 식당이 아니고 솟을 대문이 있는 어느 대갓집입니다,그려~
그리고 도무지 식당이 있을 것 같지 않은 그저 가을 걷이하는 평법한 농촌입니다.
하지만 들어 가시면 놀라운 반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자~들어 가 보입시다~요
참,그 흔한 요란한 간판이 보이지를 않습니다.
찾아 보니,
요렇케 솟을대문 옆 식당 건물 처마 모서리에 멋스럽게 달려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 갑니다
우리가 지난 좌측 건물이 식당으로 쓰는 본체이고 마주 보이는 건물이 사랑채로 찻집입니다.
그리고 가운데 자그만한 연못이 있고 주변에는 국화와 야생화로 그득합니다.
전혀 식당이라고는 느낄 수 없는 분위기입니다.
우선 한바퀴 돌아 봅니다.
식당 본체 앞 돌담과 덩굴,그리고 '밥'이라고 쓴 간판이 아름답지요
조경이 예사롭지 않은 민속풍이 살아 있는 집입니다.
주인장 내외의 야생화사랑이 느껴지는 그러한 곳입니다.
조경과 야생화둘러보기는 뒷편에서 이야기를 하기로 하고 식당으로 들어 갑니다.
마삭줄
나중에 안 사실인데 주인장이 특히 좋아 하는 야생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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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들어 가 밥 묵은 본체입니다.
본체에 들어가면 반기는 멋스러운 盆입니다.
맛과 멋이 동시에 있는 밥집입니다.
그러면 이 집을 유명하게 만든 주인공'연잎밥' 한상을 공개합니다.
짜~짜~안!
주인공 연잎밥과 시래기국,그리고 20여가지 정갈한 찬들입니다.
우선 눈으로 먹고 코로 향을 느낍니다.
연잎밥
이 집 연잎은 무안 백련지에서 공수해 온다고 하네요
저도 오래 전에 일부러 그 먼길 무안 백련지에 가 봤지요
아마 단일 연밭으론 우리나라의 최고일겁니다.
연잎은 여러 종류가 있지만
식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백연'이라고 합니다.
이 집의 연잎은 두겹입니다.그리고 연잎밥은 총 3번 찐다.
처음 밥만 한번 찐후 연잎에 싸서 두 번을 더 찌면
비로소 연잎 맛이 우러난 밥이 탄생한다.
오리훈제,연잎부침개,김치
고기 이름은 몰랐는데
이 곳 특산품 고기 망둥어라네요
그리고 정갈한 사찰음식 여러나물들
능이버섯,묵무침
각종 장아찌와 특히 왼쪽 여러가지 씨앗 열매 뽁음찬은 제 입맛에 딱!였지요
작은 참게조림
그리고 야채들...
연잎에 쌓인 밥이 호기심을 자극합니다.연잎밥이 베일을 벗었다.
밥을 감싸고 있는 연잎 한 잎을 벗기니 또 다른 연잎이 나옵니다.
두번째 연잎을 펼치니 보약밥이 얼굴을 내밉니다.
김이 모략모략나는 노랗고 붉그스레한밥입니다.
밥맛에서 감칠맛이 납니다.입이 행복해지는 순간입니다.
연잎은 피를 맑게한다고 합니다.당연히 혈액순환에 좋답니다.
밥이 아니라 예방치료제 약입니다.
단촐한 메뉴판입니다.
우리가 먹은 연밥정식은 15,000원입니다.
연잎밥만 빼고 다른 고기와 찬은 더 줍니다.
순천지방은 물론 전국적으로 아주 유명한 식당입니다.
각종 음식 관련 매스컴도 많이 탔지만 처음엔 음식방송 취재를 거부했다고 합니다.
집 자체 분위기도 그렇고 성격상 시꺼러운 취재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하네요
3번 만에 VJ특공대에서 첫 방송을 했고 이후 여러 방송을 탔다고 합니다.
그 흔적들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네요
그리고 지방 방송에서 멋진인생에 출연했네요
정말로 멋진 인생을 사시는 분 같았습니다.
위 사진은 주인장 내외입니다.
안주인께서 본채 주방을,바깥분은 사랑채 茶을,호주에서 돌아 온 아들은 홀서빙을 담당합니다
주인 장경진사장님은 조경업체를 오랫동안 경영했기 때문에 넓은(600여평)고택의 자연을 잘 가꾸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순천지역에서는 꽤나 잘 나가시는 유지이십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장사장님께서 우리를 사랑채로 안내합니다.
오래된 고택(사랑채)에서 茶를 대접받습니다.
안쪽에서 직접 차를 우려 내시는 장사장님,그리고 우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눕니다.
고풍스러움이 가득한 집안에서 마시는 茶 맛이 일품입니다.
처음 올 때는 '마~아무데서나 밥 묵지 버스를 타고 어디까지 가는데 ~이리 요란스럽노?'
였는데 그런 생각을 한 자신이 부끄러워 지네요
정말로 눈,코,입이 호사하는 맛 과 멋이 가득한 수련산방입니다.
수렴산방 茶室 내부를 둘러 봅니다.
좋은 집을 소개해준 상호동생 고맙네,그려~ㅎ
찻잔과 茶 도구들이 깔끔하게 한쪽 벽면을 장식하고 있고
그 아래,돌로 만든 싱크대가 눈길을 잡습니다.
집안으로 끌어 들인 자연수도 이채롭고~
주인장은 이 곳에서 찻잔도 씻고 차도 끓여 냅니다.
바깥분의 공간인 셈입니다.
기둥과 서까레를 그대로 노출되어 옛 기와집의 구조를 한 눈에 볼 수 있고
내부는 황토를 발라서 자연스럽고 푸근함을 더 했고 벽에 걸린 소품등도 하나 같이
옛스러움을 느끼게 하는 것 들입니다.특히 천정과 벽에 메 달린 등이 멋스럽네요.
그리고 茶室을 나와
수련산방 주변을 둘러 봅니다.
자그만한 연못과 정자 조각품 옛물건들,그리고 각종 야생화와 꽃나무들이
아우러져 멋진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특히 야생화꽃이 피는 4,5월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시 와 보고 싶은 수련산장입니다.
본채와 사랑채 사이에 있는 자그만한 연못
금붕어가 살고 있고 가장자리로 여러 종류의 수생식물이 자라고 있고
돌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야생화가 가득합니다.
정자가는길에
떨어진 낙엽이 늦가을임을 느끼게 합니다.
최대한 자연스러움을 살린 소품들...
그들에겐 사사로운 돌 하나 기와 하나에도 소흘리 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작품의 소재들입니다.
본래 인간은 無所有였지요?
우째보면 보는 사람에 따라서
다소 너절하고 지저분해 보일랑가 몰라도
제눈에는 썩어 가는 통나무에도
옛 것의 멋을 느낍니다.
연못 한켠에 있는
裸木 과 속새입니다.
속새
이 집의 운치를 더해주는 녀석입니다.
식당이라기 보다는
마치 옛날 시골 기와집에 왔다가 가는 느낌입니다.
인연이 되면 또 둘리겠지요
환대해주신 사장님 내외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늘 행복하시기를 빕니다.
<2014,11,8>
순천시 월등면 농선리 20
☎ 061)754-0035
시내버스타고 괴목사거리에 하자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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