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유산답사기

[전북/담양여행]자연과 인공을 조화시킨 조선의 대표 원림,담양 소쇄원

安永岩 2016. 10. 1. 10:59

담양을 수도 없이 드나 들면서 정작 소쇄원 방문은 처음입니다.

이번엔 아예 작정을 하고 담양에 도착하여 제일 먼저 소쇄원을 찾았습니다.

그렇게 정자 문화를 좋아 하지는 않지만 정자가 갖고 있는 주변의 원림이 좋아서

가는 곳마다 발길이 닿는 곳이면 어김없이 정자를 들리지요.

이들 정자의 공통점은 주변의 경치가 좋다는 것이고

대부분 풍치절경의 계곡 위에 있으면서

주변의 들판이 한눈에 보인다는 점이다.

 

담양 소쇄원은 이제까지 봐 왔던 정자문화와는 거리가 있네요

계곡도 그렇게 크지 않고 사방이 확트인 공간도 아니고

더구나 드넓은 들판도 보이지를 않고...

오직 찾아 오는 양반네 선비들 끼리 모여

時流를 論하고 詩을 읊고 그렇게

風流를 즐겼던 공간였네요. 

 

담양읍에서도 제법 먼거리입니다.

이정표로는 광주무등산으로 가는 길입니다.

화순과도 가깝고~ 주변 경치가 좋아 지도를 살피니 이 곳에 소쇄원말고도

이름이 있는 정자가 여럿 있네요.소쇄원,식영정,환벽당이 인근에 돌려돌려 있고 화순 물염정도 가깝습니다.

또한 한국가사문학관도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송강 정철과도 관련이 많은 곳인가 봅니다.

 

소쇄원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주차장이 있어 길을 건널 때 진짜루 조심해야 합니다.

차들이 사정없이 달리는 곳입니다.

그렇게 도로를 건너면 입구에 매점도 두어군데 있고 이내 대나무 숲으로 들어 갑니다.

매표소는 100여 미터 들어 가면 있습니다.

소쇄원이 유명한 것은 맞는가 봅니다.입장료를 받습니다.

정자를 돌아 보면서 입장료를 내어 보기는 처음인가 싶네요~ㅎ

 

 

 

입장료를 내고 들어 서면 이내 대나무 숲이 반깁니다.

대나무 숲도 그냥 대나무 숲이 아니고 키도 크고 쭉쭉빵빵 하늘을 향해 선 자태가 너무도 늠늠합니다.

한나무도 죽지 않고 어쩜 저리도 푸르른지...

대나무를 별로 좋아 하지 않는 나이지만 소쇄원의 대나무는 예외입니다.

다만 바람이 없어 쐬~예,쏴~아~댓잎에 바람이 부딪치는 소리를 듣지 못해 아쉬었습니다. 

 

 

 

대나무를 좋아 하지를 않아 아직 담양의 유명한 죽녹원도 가보지를 않았는데

이제는 기회가 되면 들려 볼까 싶네요.

왜 여름의 대나무 숲을 좋아 하는지를 알 것 같습니다.

한여름에 대나무숲을 산책하는 것이 더위를 잊기에는 최고인 것 같습니다.

 

 

담양 죽녹원의 댓숲도 이러하겠지요.

하늘 향해 쭉쭉 뻗은 대나무가 멋집니다. 

 

 

 

드뎌 소쇄원의 광풍각의 그림이 눈에 들어 오네요

우측으로 해서 한바퀴 돌면 풍경을 즐깁니다.

중요한 것은 여기에 들어 서는 순간 글을 쓰는 선비가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야 느낌이 남다르겠지요? 

 

 

<현지에 소쇄원 안내문>

 

 

소쇄원의 원림 모습을 잘 표현한 그림입니다.

소쇄원은 북쪽에서 흘러 내려 오는 계곡물을 자연스럽게 소쇄원 안으로 끌어 드려 주변의 자연과 인공의 조화가 아주 돋보이는 정자입니다.

현재은 광풍각,제월당,대풍대(초가정자) 정자가 높낮이를 달리 하면서 배치되어 있고

물이 떨어지는 지점에 자연스럽게 沼도 있고 인공연못도 만들어 놓았네요 

특히 북쪽에서 흘러 내리는 물을 끌여 들인 오곡문이 돋보이고 경치있는 정자는 단연 광풍각입니다.

 

 

대풍대(待風臺)

 

계곡이 내려 다 보이는 초가 정자인데

올라 보면 물소리가 청아하게 들려 오면서 건너편에 있는 광풍각과 가까운 거리에 있으면서 서로 詩를 읊지 않았을까 싶네요.

 

 

계곡물이 안으로 자연스럽게 흘러 내리는데

옆으로 또 한줄기 물길을 돌려서 대나무통으로 물이 흘러

내리도록한 섬세함이 아주 돋보입니다.바로 이러한 인공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이 소쇄원입니다. 

 

 

 

오곡문(五曲門)

 

위에서 흘러 내려오는 계곡물을 막거나 돌리지 않고 안으로 자연스럽게 들어 오도록 만든 인공의 극치입니다.

 

 

옆에 다닐 수 있도록 길도 만들고 계곡 위에 크고 작은 돌을 자연스럽게 쌓아 기둥을 만들고

그 위에 평석은 놓고 담장을 쌓은 오곡문은 인공과 자연의 조화가 가장 돋 보이는 현장입니다.

그 위를 올라가서 보니 그 위는 그저 그런 평범한 계곡입니다.

그런데 이곳은 위와 달리 정자와 어울러서 별천지입니다.

 

 

밖에서 본 오곡문 모습

 

 

한송이 꽃무릇이 방문객을 반갑게 맞이 합니다.

 

 

 

소쇄원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제월당(霽月堂)입니다.

비개인 하늘의 상쾌한 달이라는 뜻의 주인집이라고 소개하고 있네요

소쇄원은 계곡을 두고 층층 단을 높여 가면서 광풍각,제월당을 만들었네요

제월당은 정면 3칸,측면 1칸 팔작지붕입니다.그리고 추녀 끝을 살짝 들어 올려 날아 가듯이 날렵합니다.

온돌을 만들어 겨울 추위에 대비한 것도 호남 정자의 특징이네요.

 

 

 

제월당 마루에서 본 풍경

 

 

 

제월당 천정에 걸린 현판들...

 

 

제월당 뒤편 굴뚝

 

 

제월당 흙담도 아주 정겹습니다.

 

 

제월당 마당 과 나무들...

아래 건물은 광풍각입니다.

 

 

뒤 능선을 오르면서 본 제월당 모습

 

 

소쇄원 뒤산의 나무들...

 

 

광풍각에서 제월당으로 들어 가는 門

 

 

 

그 사이에 있는 오래 된 목백일홍

소쇄원은 사계절이 아름답지만 특히 목백일홍(배롱나무)꽃이 필 때가 가장 아름다울 것 같네요.

 

 

 

 

 

제월당 담장과 한무리의 꽃무릇이 잘 어울립니다.

 

 

 

 

 

소쇄원의 또 다른 멋은 바로 담장입니다.

그리고 오래 된 목백일홍나무의 자태도 고고합니다.

 

목백일홍을 살린 담장

 

 

광풍각(光風閣)

제월당과 계류 건너 대풍대 사이에 있는 정자입니다.

가장 가운데 있는 정자이면서 저절로 詩가 나올만한 풍경을 보여 줍니다.

계곡의 물소리가 가장 가깝게 들리는 정자이기 때문입니다.

누마루에 걸터 앉아 한동안 주변 풍경을 즐깁니다.

시원한 막걸리라도 한잔했으면~ 싶은 마음입니다.

 

광풍각 앞의 계류

 

 

소쇄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광풍각의 마루입니다.

한바퀴 돌아 보는 동안 전혀 빌 틈이 없을 정도로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마루입니다.

소쇄원을 왔드라고 그래도 광풍각 누마루에 한번 앉아 봐야지요?

그리고 詩라도 읊어 보고 곡주라도 한잔하고픈

그러한 광풍각입니다.

 

광풍각(光風閣)

비 온 뒤에 해가 뜨며 부는 청량한 바람이란 뜻의 사랑방이란 뜻이랍니다.

 

 

이제 제월당과 광풍각을 돌아 이번에는 다리로 계곡를 건너 갑니다.

소쇄원을 떠날 시간이지요.

좀더 있고 싶은 소쇄원입니다.

 

뒤돌아 본 소쇄원풍경

 

 

처음 만난 광풍각를 다시 또...

 

 

 

잠시였지만 아주 뜻깊은 시간였습니다.

사방팔방 탁 트인 정자는 아니지만 자연속에 인공이 가미된 조선 중기의 정형적인 정원을 보여 주고 있는 소쇄원,

난 빙 둘러 쌓인 산속에, 입구는 대나무로 둘러 쌓여 있고, 완전 밀폐된 소쇄원의 풍경이 좋습니다.

왜? 詩를 쓰면서 풍류를 즐겨도 적어도 남에게는 피해를 주지는 않아야지요.

그런 의미에서 숨은 듯이 있는 소쇄원의 위치가 아주 마음에 듭니다.

그 속에서 무엇을 하고 놀던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니까~

사실 제가 정자문화를 싫어 하는 이유가 바로 감시정자문화입니다.

지는 글을 읽는답시고 빈둥빈둥 놀면서 높은 곳에 위치한 정자에서 들판을 굽어 보면서

머슴들이 일을 하는지를 감시하는 그런 체제의 정자를 싫어합니다.

소쇄원에서 느낀 감정입니다.

이제 바로 옆에 있는 식영정으로 갑니다.

그곳에는 또 어떤 풍경이 기다리고 있을까요?기대~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