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山行이야기

소백산 유감 - 그냥 먹고 놀다 왔습니다,

安永岩 2012. 2. 23. 01:43

 

나는 단체산행보다도 개인산행을 즐긴다.물론 그 전에는 그렇치 않았다.

단체에 몸담아 30여년을 산행을 하다 보니 이제사 그 산에 대한 깊이를 좀 안다고나 할까?

단체산행 혹은 여러명이 하는 산행을 피하는 이유의 첫째가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산행도 뜻대로 되지 않고 먹는 것도 통일이 되지 않고 바쁜 시간에 내 개인의 생각은 단체에

묻혀 버리기 때문에 매번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그렇다고 내 고집대로 주장 할 수도 없고~~

그래서 혼자 산행을 즐긴다.훨씬 좋은 점이 많다.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누구 눈치 보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대로 산행을 즐기고 먹으면 된다.이제는 산행을 홀로 하면서 그 산에 대해 좀더

깊이를 알고 싶다.일정에 쫒겨 다 보지 못한 것까지 전부는 아니라도 최대한 다 볼려고 한다.

이제까지 노는 것은 실컨했기 때문에 실속있는 산행을 즐기고저 한다.

 

단양 천동리 다리안관광단지에서 단체기념샷

오늘도(2/19,일) 구룡포산악회 매월 있는 정기 산행에 단양 소백산을 찾았다.

소백산(1439)은 30여년간 열번도 더 갔지만 매번 갈 때마다 새롭다.특히 이 단양

천동리 코스는 소백산 최고봉 비로봉(1439m)을 오르는 최단코스이면서 그렇게 험난

하지 않아 왕복 5시간이면 가능하다.오늘 우리는 이 최단코스를 최정예부대가 간다.

 

 

단양 천동리 다리안관광단지에 있는 소백산유스호스텔

오늘 온 우리 일행들이 좀 늦었지만(11:20분)힘차게 출발하다.

그러나 5시간 이면 충분하니 소백산 비로봉의 그 유명한 칼바람을

맞으려 간다.그런데 아래의 날씨가 겨울 날씨치고는 바람한점,구름한점 없는

맑은 날씨라 칼바람은 없을 것 같고 소백산의 아름다운 순백의 하얀능선이 기대된다.

  

전에 보지 못한 고산자 김정호추모비가 세워져 있다.

 

 

천동계곡의 들머리 계곡

 

 

 

세계 최초 3극점,7대륙 정상에 발자취를 남긴

산악인 허영호 기념비 앞에서

 

 

 

매표소앞에서

오늘 산행에 참가한 일행중에 내가 최고 나이가 많다.

원로들이 다 빠지고 나니 어째 기분이 좀 묘하네~~

 

구룡포과메기하느라 정신없는 유창수산 김금진사장이 오늘 참가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오늘 함께해서 반가웠다.생각외로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

 

어째 조짐이 시원잖네~~~

매표소를 통과하여 초입에서 벌써 과메기에 소주라~~~

정상을 가려나 안 갈려나...산행중에는 금주인데 어째 통제가 되지 않네~~

 

구룡포 산악회는 매월 정기산행을 해오면서 2월은 항상 雪山登搬으로 정해져 있어

설산으로 유명한 전국의 명산을 다니는데 이번에는 소백산으로 왔다.

좀 늦게 도착했기 때문에 최단코스인 천동리 코스를 선택했고

날씨마저 쾌청하고 눈이 온지 한참되어 길도 잘 러셀이 되어 있어

등반에 조금도 하자가 없었다.그런데...어째 조짐이 ???

 

돌바우

 

산행시작 1시간이 지나가니 벌써 밥걱정이다.

12시30분이 넘어 가니 당연히 배가 고프겠지만 나는 통상 이럴때 비상식랑으로 대충 허기를 

떼우고 정상에 갔다가 하산길에 식사를 하는데~~오늘은 일행들이 밥을 되~게 바룻네...

중간에 먹고가자,쉼터에서 밥먹자,시간이 많이 걸리니 쉼터에서 밥먹고 바로 하산하자 는 둥

말이 많은 것을 보니 오늘 산행은 글렸다 싶었다. 

해서 나는 곧장 아무 소리를 하지 않고 앞으로 해놓았다.

 

이런 좋은 경치에 밥은 무슨 밥을~~~

빨리 정상의 하얗능선을 보고 싶은데~ 특히 오늘 같이 파란하늘의 하얗능선은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광경인데 어째 빨리 올라 가고 싶지 않은가?

 

오늘 우리 일행들은 젊은(?) 최정예부대인데 벌써 정상포기라니~~~

참으로 부끄럽네.정상 갔다가 좀 늦으면 어떻노? 좀 늦게 귀가 하면되지~~

산행도 마무리 하기도 전에 목욕걱정,먹는걱정이다.

천날만날 눈만뜨면 목욕이고 먹는 것인데...왜 그런 걱정이고~

산에 왔으면 충분히 산을 즐기고 가야지...

생각이 나와 같지가 않으니

이를 어째~~~

쭉쭉 뻗은 나무사이로 눈길을 걷는 우리 일행들~~

꼭 무슨 특공대(?)모습같은데...그러나~속을 보면 약하기 거지 없는 

정신이 해이한 구룡포산악회회원들이다(?) 오늘 만은~~~

  

유창수산 대표 김금진사장 기념샷

일에 지쳐 피곤 할 만한데 아징까징 싱싱이다.

화이팅~~~^^

올라 가면서 배경이 좋아 자꾸만 샷다를 누르다.

오늘  사진은 캘럭시스마트폰으로 날린다.

디카보다 스마트폰사진이 화질이 좋아

최근에는 스마트폰으로 주로 사진을 찍는다.

 

소백산(1439m)

충청도와경상도의 경계를 이루는 국립공원의 명산으로 철쭉과 겨울 설경으로

유명한 산이다.특히 몇년 전에 오른 비로봉에서 사람을 날릴 만큼 위력적인 칼바람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죽령,제2연화봉,연화봉,제1연화봉,비로봉,국망봉으로 이어진

장쾌한 능선은 어느 산에도 비길 수 없는 멋진 능선이며 바라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멎을 것 같은 풍경이다.코스로는 영주쪽에 희방사.비로사,죽계계곡이 있는

초암사코스와 단양쪽으로 천동리,어의곡코스가 있다. 나는 이들 코스를 전부 연계하여

다 타 보았지만 유일하게 국망봉이후 구인사코스는 지금도 타보지 못했다.

특히 희방사에서 올라 연화봉,비로봉(최고봉),국망봉을 거쳐 죽계계곡 초암사를

내려왔는데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고 초죽음이되었었다.

아마10시간이 더 걸린 것 같았다.지금 우리 회원들 3시간도 가지 않을려고

지금 기를 쓰고 있으니 기가 막히고 기가 찰 노릇이다.

 

빨리 온 팀들은 내려 오고 우리는 올라 가고~~~

올라 가는 팀들이 우리 말고도 몇팀들이 더 있었다.특히 포항에서

동지산악회에서 차량이 3대나 와서 반가웠다.

 

드디어 천동쉼터

파란하늘이 인상적이다.

이런 좋은 날이 더구나 이 겨울에 잘 있을라고~~~

어서 빨리 비로봉과 파란하늘 아래 장쾌한 소백산의 능선을 꼭 보고 싶다.

분명히 우리 일행들은 여기서 스톱하여 밥을 먹을 것이다.

그동안에 나는 어서 빨리 정상 갔다가 내려와야지~~하고 통과한다.

 

빠른 걸음으로 올라 간다.

러셀이 잘 되어 있어 아이젠을 아직은 차지 않아도 된다.

 

올라 가는 사람,내려 가는 사람들로 러셀이 잘 되어 찻(?)길 같다.

나의 걸음이 속도가 붙었다.빠라진다.그런데~~~???

우째 이런일이~~좀더 빨리 갈려고 아이젠을 차는데 그만! 고무벤드가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낭패다.이를 어째, 내가 너무 무리한 욕심을 내었나,소백산도 처음가지 않으면서~~~

한참을 앉아서 생각했다. 좋을 징조가 아니니 포기하자.오늘은~~~

그때 마침 이월섭회장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쉼터에서 밥을 먹고 있으니

빨리 내려 오라고,나는 안다. 쉼터에서 밥을 먹고 바로 하산한다는 사실을...

그게 싫어 급하게 바쁘게 올라 왔는데...우짜노? 내려 가야지 아이젠이 고장 났으니...

그래도 못이기는척,집행부결정에 따르는 듯이 내려 가기로~~

아이젠만 아니였으면 전화가 와도 올라 갈 작정였는데...

못내 아쉽지만 산은 욕심을 내면 아니 된다고 했다.

빙판길에 아이젠없는 산행은 사고를 부른다.

누구보다도 잘 알잖은가?

 

 

하산하면서...

정상갔다가 내려 가는 사람들에게 묻는다.

정상에 바람이 많이 불던냐고,그리고 사람들이 많이 왔는냐고,

하얗능선이 좋던냐고,뻔한 질문을 한다.

 

비로봉 갓다가 내려 가는 두여인의 뒷모습이 아름답다.

 

 

이 코스도 몇 년전에 오늘보다 더 많은 눈이 왔을 때 비로봉 올라

비로사로 하산한 적이 있기 때문에 아쉬움은 적지만 그래도 그때 그때

마다 다르다고 산을 좋아 하는 나는 또 욕심을 내보는데 그러지를 말자.

스스로 위안하면서 일행들이 있는 곳으로 내려 간다.

 

 

쉼터주변설경

 

구름 한점 없는 파란하늘에 ...

 

맨살을 들어 내고 있는 능선의 裸木들과 하얗눈이 너무나 아름답다.

이것만 봐도 만족하지 않는가 ? 싶은 풍경이다.

 

쉼터 앞 조~오기에 밥을 먹고 있는 회원들...

 

나도 이 무리에 끼어 밥을 먹다.

아무소리도 않고~~~

그러나 마음 한컨에 아쉬움이 참으로 크다.

다음에 가지 뭐~~~장비도 확실한 것을 들고~~

 

악천후 같으면 이러한 식사가 어렵다.

편안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반주로 소주도 한잔하고~~~

 

 

 

파란하늘로 솟구친 나무가 너무나 잘 어울려서~~~

 

 

밥 다 먹고 쉼터 앞에서 기념 샷

그래도 여기까지 2시간이 더 걸렸다.14명중 2명은 컨디션 난조로 중간에 하산

인물들을 보라! 소라도 때려 잡을 폼이고 피곤한 기색이 전혀 없다.

그런데 산을 걷는데는 영~아니로소이다~~~

 

자~아~ 다 묵엇으면 올라가자? 아니 내려 가야지...

 

자~배도 부르니 내려 가서 한잔하고 목욕이나 하려 하자?????

산악회회원들이 맞나? 산을 타는 사람들이 맞나? 중도 하산이라~~~ㅎㅎ

 

아까 올라 갈 때 못 찍었다고 찍어 달라네...

유창수산 대표 김금진! 잘 생겼다? 꼭 붕어빵 같네~~~

 

다 내려 오니 힘이 넘치나~~~씩씩하게 팔을 흔들고...

 

다 내려 와서(그래도3시간30분 걸렸다) 구룡포과메기와 두부 김치로 막걸리를~~

나도 한잔했다. 소백산 온 기념으로...아쉬움을 떨쳐 버릴려고~~~한잔을

더 마셨다.속이 시원했다. 아딸딸한 기분으로 차에 올랐다.

소백산아! 안녕, 다음에 다시 보자 !!!

 

 

풍기에 온천도 유명한데 한시간을 더 달려 안동 학가산온천에 도착했다.

 학가산안동온천은 작년 9월 학가산 등반 후 와  12월 송년산행 때 문경세제 갔다가

역시 문경온천을 지천에 두고 이 학가산온천에 들렸었다.그리고 이번에 또 여기로 온 셈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 구룡포산악회는 학가산안동온천을 좋아한다.

30여년을 산행 다니면서 대한민국의 온천이라는데는 다 다녔는데 근래에 와서

유독 이 학가산안동온천을 좋아하게 된데에는 역시 최근에 지은 온천이고

최신식설비에 편의시설과 가격도 적당하면서 물이 좋다.

하행길에 들리면 되는 곳이고 안동의 먹거리가 좋기 때문에

더욱 더 선호하는 것 같다.

러나 산행을 포기할 만큼 온천욕을 즐기고 싶지는 않다.

온천이나,목욕이나 평소에 즐기면 되고 돈들여 먼 곳까지 왔으면

목욕을 못하는 한이 있어도 충분히 산행을 즐겼으면 한다.

이것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이유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회원들은 산행보다는 온천,먹는 것에

올인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쳐야 할 부분인데~~그것이 잘 되지를 않는다.

나도 가능한이면 좋은게 좋다고 따를렸고 노력하지만

그래도 뭔가 아쉬움이 크다. 

 

 

학가산온천 옆에 온천수호신처럼 멋스렵게 자라고 있는

오래된 느티나무 한그루가 있는데 볼 수록 잘 생겼다.

그 옆은 사당같은데 안을 보지 않았다.

워낙 큰 나무다 보니 까치집도 3개나 있다.

파란 하늘과 잘 어울린다.

 

 

온천 옥상에 전망대가 있는데 혼천의 상징물인 학 2 마리의 조형물과

 

멀리 안동의 진산 학가산과 봉정사로 유명한 천등산이 보인다.

 

 

온천 내부.목욕하고 나온 우리 일행들이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목욕 다 했으면 밥 먹으러 가야지...밥 먹는데도 차로 30여분을 달려 안동시내로 들어왔다.

 

잉어찜으로 유명한 '비행장가든'에 메기매운탕으로 저녁을 먹었다.

안동지방에 오면 자주 들리는 음식점인데 맛은 좋다.

*          *

이렇게 해서 소백산은 언저리만 겨우 보고 온천을 하고 밥먹고 ...

다행히 술꾼들이 적어 술은 조금 먹고 차내에서 TV를 시청하든지

잠을 자든지 하면서 포항에 도착하니 밤 9시가 조금 지났다.

어째든 하루가 갔다.때는 2012년 2월 19일 일요일 산행였다. 

좋은 날씨에 소백산의 하얀능선이 눈에 선하여

못내 아쉬운 산행였다.그러나 그동안 자주 갔던 산행지라

위안을 삼는다.다음이 또 있으니까 말이다.

일찍 잠이나 편안하게 늘어지게 자보자~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