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일상이야기

산행(山行)의 행복 - 의미

安永岩 2014. 7. 24. 06:45

제가 제일 싫어 하는 말은

낼 산에 가는데 누가 '내일 어데 놀러 갑니까?'하고 무식하게 질문할 때이다.

30년도 훨신 지난 이야기이지만 제가 산에 눈을 뜨고 산에 미처 다닐 때 산악회를 만들고

관광버스를 대절하여 전국 방방곡곡 산을 다닐 때 많이 받은 질문였다.

하기사 그 당시에는 산악회 활동을 곱은 시선으로 봐주지 않던 시절이다 보니 비꼬는 듯한 놀림였지만

참으로 듣기 싫어 '놀려 가다니요,산행갑니다.' 하면 '그게 그거지 뭐'

혹은 '그게 놀려 가는게 아닙니까?'한다

30여년이 지난 지금은 아주 보편화되어 오히려 놀려 가는 문화로 변질되었지만

그 당시에는 산에 대한 활동에 자긍심이 대단했었다.

모든 것이 부족하고 열악했던 산악문화였지만 끈끈했던 山情만은 대단했었지...

툭하면 비박에 텐트 치고 1박2일 산행을 밥 먹듯이 했고 산에 살다 시피 돌아 다녔다.

일종의 선각자 심정였다고나 할까?

전 지금도 산에 대한 열정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산에 대한 정의,생각,산을 사랑하는 마음도 그대로인데

변한것은 내가 나이를 먹었고 전 같지 않은 산 주변 환경이다.

산도 개발이란 미명하에 많이 파괴되었고 오염도 많이 되었고

더우기 사람 홍수로 산이 몸살을 앓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더구나 경쟁하듯이 저마다 호화로운 아웃도어를 입고 패션쇼를 하려 산으로 갑니다.

뭐? 묻지마 관광도 있다지요? 모르는 사람들이 아침에 만나 같이 관광차를 타고

어데 산에 가는데 아마 산은 저~뒤쪽이고 먹고 마시고 놀다가 오는 관광인데

그래도 버젖히 산악회라는 이름하에 말이지요

산악회가 오염되어도 한참 오염된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물론 진정한 산꾼들이 훨씬 더 많지만...

 

 

나는 등산,정상정복이란 말을 쓰지 않습니다.

왠지 산을 무시하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산행山行이란 말을 즐겨 씁니다.

즉 산에 간다는 뜻이고 入山한다는 것이지요.

과거에는 꼭 정상을 올라야 직성이 풀렸는데 지금은 그렇치 않습니다.

산행, 그 자체를 즐깁니다.즉 산 속으로 들어 가는 자체가 즐거움이고

자연을 가까이 하는 것이 행복입니다.

그래서 요즈음은 산에서 자라는 나무,숲,야생화,꽃 등등 관심이 많고 사랑합니다.

산행의 또 다른 즐거움은 걷는다는 것입니다.

아직도 자연을 가까이 하면서 걸을 수가 있다는 자체가 행복이고 즐거움입니다.

산에서는 절대로 서두르면 안됩니다.

주어진 시간 속에 자신에 맞게 자연을 즐기다 오면 됩니다.

이왕이면 충분히 여유를 갖고 천천히 걸으면서 풍경도 보고 식물도 관찰하고 좋은 공기를

덤으로 마음껏 마시면서 산의 좋은 정기를 듬뿍 받아 오시기를 ...

 

하루 하루가 치열한 삶 속에서 우리가 쉴 곳은 산,

그 속의 자연을 벗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집에서 편안히 쉬는 즐거움도 있지만 이왕이면 삶의 충전을 위해서는

산이 최고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옛 선인들은 산,계곡을 즐겨 찾아 詩를 읊었다고 하지요

그 흔적이 산수 좋은 계곡의 정자문화입니다.

요즈음은 드넓은 바다에서 낚시,때론 파란 잔디밭에서 축구,각종 운동,

시원한 강변길 따라 조깅,산책,등등 많은 취미생활을 하면서 심신을 달래는데

전 자연 속에서 특히 산에서 걷는 즐거움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산행을 갔다가 오면 그 효력이 한달 이상은 가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마음이 한없이 넓어지는 것 같습니다.

소소한 일상에서 부딛치는 스트레스 받는 일도 덤덤히 넘길 수 있는 

마음도 갖게 됩니다. 그저 그러르니 합니다.

예민하게 반응하던 것도 사라지고 한 템포 느리게 생각하고 행동하다가 보니

싸움이 일어날 일도 없어 졌습니다.

그저 유유자적,좀은 게으르게 살자,는 생각을 많이 갖게 됩니다.

참으로 바쁘게 살아온 일상였지 않습니까?

이제는 항상 그 자리에 山이 있고 가면 언제든지 반겨 주는 山처럼

서두르지 않고 한 템포 느리게 생각하고 행동하면서 삽니다.

누군가가 '나이가 드니 세상이 보이더라'하듯이

정말로 그 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이제사 보이기 시작합니다.

특히 나의 허물들이...

이제는 그 허물들을 하나 하나 지우면서 살렵니다. 

자연을 가까이 할 수 있는 山行을 통해서 계속 마음을 정화시켜 갈까 합니다.

오늘도 산에 가는 의미는 바로 나 자신을 비우려 갑니다.

내려 놓고 산다는게 너무 어렵고 힘들어서

그 수업을 받을려고 산에 갑니다. 

자~ 우리 모두 산으로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