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일상이야기

즐겁게 사세요

安永岩 2014. 4. 21. 02:06

 

"교수님,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한 참을 보시더니 웃으면서

"즐겁게 사세요" 하신다.

처음에는 그 말씀이 와 닿지 않았지만 ktx를 타고 내려 오면서 생각하니 맞는 말 입니다.

어쩜 그 한마디에 모든것이 함축되어 있는가?

이후 나는 그 말을 가슴에 새기면서 살아 가기로 했습니다.

즉 스트레스 받지 말고 웃으면서 줄겁게 살라는 말씀아닙니까?

물론 제 블로그 제목도 그렇게 할까 하다 그만두었지요.

 

 

 

 

그러니까 지금으로 부터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 갑니다.

2009년 12월 31부로 25년을 다닌 회사를 퇴직하고 실업수당을 받아 먹으면서

이리 저리 이산 저산으로 다니면서 무료함을 달래고 있었다.

1월,2월,3월까지 그렇게 보내고 꽃피는 4월이 돌아 왔다.

2010년 4월25일.경주 남산 봉화골 진달래산행중,

갑자기 눈이 이상했다.

우측 눈이 돌출되면서 마치 벌에 쏘인 듯 눈꺼플이 퉁퉁부어 이상하다하면서도

곧 낫겠지하고 하루 이틀을 보냈다.

 

 

 

 

그래도 영~사그려질 조짐이 아니라 경주 동대병원 피부과로 갔다.

며칠을 다녔는데 낫기는 커녕 눈 시력까지 이상해졌다.

즉 물체가 둘로 보였다.확실히 우측 눈에 이상이 왔다

안과를 갔다.젊은 의사가 별 이상이 없다고 했으나 나는 이상했다.

우선 우측 눈꺼풀이 퉁퉁부어 보는 사람마다 입을 대니 그것이 더 괴로웠다.

남들은 모르지만 모든 물체가 둘로 보이니 운전하는데도 지장이 있어 여간 곤혹스러운게 아니였다.

신경과도 갔으나 원인을 찾지 못했다.

신경은 갈 수록 날카로워져 가고...원인은 찾지 못한 체 한 달이 지났다.

 

 

 

 

와이프 왈 "아무래도 안과를 다시 한번 더 가보세요.

이번에는 젊은 의사 말고 이**선생에게 직접 한번 보이세요."한다.

 

이**안과를 갔다.

이**선생님께 증세를 이야기하니 눈을 보드니

 "아무래도 눈신경에 이상이 있는 것 같으니 종합병원 신경과에 가보라"고 한다.

안과를 나오자 마자 바로 **병원 신경과로 갔다.

오전에 MRI를 촬영하고 오후에 결과를 보려 갔는데

의사선생님께서 아무래도 뇌하수체쪽에 이상이 있는것 같으니

다시 한번 더 정밀 사진을 찍자고 한다.

그래서 사진을 두번이나 찍었다.

결과를 보는날 염려가 되었든지 아내도 같이 갔다.

 

 

 

 

"머리 뇌하수체에 종양이 있으니 감마나이프 시술이 되는 큰 병원으로 빨리 가세요"한다.

 

순간 나는 귀를 의심했다.머리에 종양이라니...하늘이 노랬다.

뇌하수체는 뭐고? 감마 나이프시술은 또 뭐고? 도무지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빨리 가라고 하니 죽는 병인가?

집까지 오는데 아무 생각이 없다.

다만 이 일을 우애모 좋노? 종양이라니...내가 왜? 그렇게 건강에 자신했던 내가 아닌가?

참으로 미칠 노릇였다. 우측 눈이 붓고 둘로 보이는 현상이 뇌하수체종양 때문이란 말인가?

집에 오자마자 인터넷 검색부터했다.

 

 

 

 

머리 한가운데 지름 1cm 정도의 뇌하수체가 우리 몸에 호르몬을 관장하는 장기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우리나라 뇌하수체질환 명의을 검색하니 세브란스병원 김선호교수가 나왔다.

특히 김교수님은 뇌하수체 종양을 머리를 절개하지 않고 귀나 코로 수술을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마침 세브란스병원에 아는 조카가 간호사로 있어 바로 예약을 하니 7주일 후에 예약이 되었다.

 

그 일주일 동안 나에게  무슨일이 있었는가? 그 일주일이 70년은 지난 듯 괴로운 날였습니다.

수백가지 생각들이 스쳐 지나 갔고, 수천가지의 상상으로 머리가 다 아플 지경였습니다.

심지어는 극단적인 나쁜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처음으로 죽음이라는 것도 생각해 보고...

 

 

 

 

회사퇴직하면 병이 온다드니...정말입니다.

사실은 문득 문득 퇴직 전 받든 월급이 눈에 아른 그려서 괴로웠지요.

년봉이 일이천만원같으면 별 생각이 없지만스도 칠팔천 년봉이면 그렇치 않겠서요? 

퇴직하니 어느날 갑자기 그 큰 돈줄이 딱 막히니 귀가 찰 노릇입니다.

달달이 통장에 들어 오든 돈이 딱 끊기니...귀가 찰 노릇이고...앞으로 돈들어 갈 일은 더 많은데

벌써 퇴직이라니...눈 앞이 캅캅합니다.

 

물론 아내가 장사를 하여 그래도 아무것도 없는 퇴직자보다야 낳지만스도...

돈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다고 하드니 그 말이 딱 맞습니다.

현실을 받아 들여야 하는데 나는 그것이 잘 되지를 않았습니다.

문득 문득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가 쌓여 갔던 것 같습니다.

돈에 대한 집착과 앞으로 살아갈 걱정에 스트레스까지 쌓여 병이 온 것입니다.

 

 

 

 

그렇게 온갖 상념속에 일주일 지나고

드디어 2010년 5월  27일 서울 세브란스병원 뇌신경센터 김선호교수님 방으로 갔습니다.

 

우리가 갖고 간 영상물을 보시면서 교수님께서 나를 보시더니 "지방에서 뭐라 해요?"하길래

"뇌하수체에 종양이 있으니 감마나이프 시술이 되는 큰 병원으로 빨리 가세요"하드라고 하니

"바빠 죽겠는데.**놈들 아이가? 감마나이프는 무슨 감마나이프..."하시면서

걱정할 것 없다면서 전화기를 들었다.

 

순간,얼마나 안도가 되었는지...그럼 수술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아닌가?

교수님! 정말로 감사합니다.정말로 감사합니다...속으로 쾌재를 불렸다.그리고

 

"이교수,여기 환자 그리로 보낼께" 또 다른데 전화를 걸드니만 "김교수,이 환자 그리로 보낼께"한다.

 

 

 

 

즉 김선호교수님의 진료는 끝이고

신경과 김승민교수와 내분비내과 이은직교수에게 가보라고 즉석에서 예약해주셨다.

그래서 나는 세브란스종합병원에서 교수 한분 만나기도 어려운데

하루에 세 분교수의 진료를 받는 영광을 안았다.

 

차례로 신경과 김승민교수님과 내분비내과 이은직교수님 방에 갔습니다.

그리고 MRI,CT,채혈,근전도검사등 실시하고 포항으로 내려 왔지요.

 

2010,6,7일 검사결과를 보기 위해 서울 세브란스병원으로 다시 갔습니다.

먼저 김선호교수님, 뇌하수체에 종양이 있으나 크게 걱정할 것은 아니고 

1년 후에 다시 검사하지요,하고 끝,

 

다음은 신경과 김승민교수님,안구근육병에 우측 눈 上 당기는 신경이 죽었단다.

우리 눈은 상하좌우로 움직이는데 상측 당기는 신경이 말을 듣지 않으니

물체가 이중으로 보이는 복시현상이 생긴거란다.

 

마지막으로 내분비내과 이은직교수,갑상선기능비대증이란다.

갑상선호르몬이 너무 과다하게 나와서 생긴 병,즉 항진증이란다.

그러니까 내병을 종합하면 뇌하수체에 적지만 종양이 있고,

안구근육병에 눈 신경 한 개가 움직이지 않고,

갑상성기능비대증(항진증)인 것이다.

 

 

 

우째든 뇌하수체의 종양이 생각보다는 작아 수술을 하지 않아 안심였고

나머지병은 약물치료로 가능하다고 하니 반가운 마음였다.

특히 뇌하수체질환은 김선호교수님과 이은직교수님의 연계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이교수님께 진료후 물은 말이 "교수님,어떻게 할까요?"였다.

그러니까 답이"즐겁게 사세요"한다.

 

즐겁게 살면 좋은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어 뇌하수체와 갑상성병이 치료된다는 것이다.  

그 날 이후로 3개월,6개월,1년을 주기로 다니면서 검사하고 교수님 만나고

약처방 받고 하는 투병생활이 시작되었다.

치료중 제일 힘든 것이 아내에게 불쑥 불쑥 엄청나게 죽일 듯이 소리를 지르면서

화를 버럭 버럭 내는 신경질적인 병이 힘들었다.별 것 아닌 것 같고...나도 모르게,

그리고 대인기피증처럼 사람이 모이는 것이 싫고 혼자 노는 것이 좋았다.

그것은 보는 사람마다 "니 눈이 와 그렇노?" 하니 일일이 대꾸할려니 하니 힘들고 ...

그래서 사람을 자연히 싫어하게 되고,

그런 나를 못마땅하게 보는 아내의 성화에 또 싱경질이 나고...

하여튼 힘든 시간의 연속이였다.

그것은 갑상선 때문에 신경이 예민해지는 것이란다.

 

그렇게 하지 않고 웃으면서 즐겁게 살려고 하는데

때론 불쑥불쑥 그런 증세가 나와 나도 후회한 적이 한두번 아니였다.

자연을 가까이 하면 좋치 않으까 하여 산,여행을 부지련히 다녔다.

 

 

    게발선인장 (84세 우리 어머님께서 키우시던 꽃입니다.)

 

 

2012년 10월에 MRI를 다시 찍었는데 뇌하수체는 별 문제가 없다고 하였고,

눈도 부기가 점점 가라 않고 복시현상도 줄어 들고 차츰 좋아져

작년(2013) 10월에 신경과 김승민교수님으로 부터 완치판정을 받았다.

 

역시 갑상선 항진증도 약을 먹지 않아도 좋을 정도로 좋아 졌는데

다음번 올 때까지(6개월 후) 약을 더 묵자고 했다.

2013,12월 현재 나는 비교적 건강하게 하는일 열심히 하고 사람들과도 자주 어울리고

여가가 생기면 여행도 가고 산도 타고 한다.

무엇보다도 그 전에 보이지 않던 꽃도 가까이 하고 나무도 보고

자연을 가까이 하면서 자연을 많이 사랑할 것입니다.

 

이교수님 말대로 즐겁게 살려고 한다.

무엇보다도 힘든 것은 욕심을 버리는 것입니다.특히 금전에 대한 욕심을...

나를 가까이에서 보아오던 친구의 충고가 생각이 납니다.

"임마,욕심을 버려라.뭐가 그리 아둥바둥 어렵게 살려고 하노..."고

이제, 힘이 들지만 그래도 욕심을 하나 하나 버릴려고 합니다.

물 흐르듯이 바람부는 대로 그렇게 자연에 순응하면서 살아 갈려고 합니다.

되도록이면 많이 웃고, 긍정적인 사고로 살고, 남의 말을 좋게 하고,

나 자신이 없는듯이 조용히 그렇게 살려고 합니다.

 

곧 다시 서울가면(2014,1,15)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지만 이제는 나자신은 완치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작년 9월 부터 시작된 어머님의 편도암4기 진단,수술,요양병원에 모시기 까지

너무나 많은 신경을 쓰다보니 마음의 상처가 깊어 나의 병이 어떻게 결과가 날까?

걱정이지만 그것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렵니다.

그 정도는 누구나 겪는 것이라고 위안합니다.

그리고 즐겁게 살아야지요^^

 

 

    작년(2013,10,10) 설악산 공룡능선 종주 산행을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