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무풀꽃이야기

[경주]동부사적지의 접시꽃(20160616)

安永岩 2016. 6. 22. 09:41

경주 동부사적지에 접시꽃이 한창입니다.

장미꽃말고는 특별한 꽃이 없는 유월에 우리 곁에 접시꽃이 있어 행복합니다.

아무곳에나 잘 자라는 접시꽃! 시골 길가,여느집 담장 아래,강가 둔덕...어디든 볼 수 있는 접시꽃이

형형색색 그 화려함을 뽑내고 서 있는데 정작 사람들의 시선을 받지 못하는 듯 합니다.

너무 흔해서이겠지요?

특별한 꽃이 없는 유월 뙤약볕 아래 줄줄이 피어 오르는 접시꽃이 너무 좋습니다.

첨성대가 허전할까봐 접시꽃이 피어 그래도 꽃이 있는 첨성대입니다.

첨성대 접시꽃을 올 해도 보고 왔습니다. 

 

경주 첨성대 접시꽃

 

접시꽃하면 도종환님의 '접시꽃 당신'이 생각나지요.

도종환 시인의 부인은 결혼한 지 2년만에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그 상황에서 쓰여진 시라고 하니

애절한 부인에 대한 사랑이 구구절절합니다.

 

오늘은 모처럼 '접시꽃 당신'을 올립니다.

 

 

 

 

접시꽃 당신

                  도종환

 

옥수수 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당신과 내가 갈아엎어야 할

저 많은 묵정 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논두렁을 덮는 망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마음 놓고 큰 약 한번 써보기를 주저하며

남루한 살림의 한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당신은 벌레 한마리 함부로 죽일 줄 모르고

악한 얼굴 한번 짓지 않으며 살려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여야 할

남은 하루하루 하늘은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다.

 

 

 

 

처음엔 접시꽃 같은 당신을 생각하며

무너지는 담벼락을 껴안은 듯

주체할 수 없는 신열로 떨려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최선의 삶을

살아온 날처럼 부끄럼 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마지막 말씀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압니다.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보잘것 없는 눈높음과 영욕까지도

이제는 스스럼 없이 버리고

내 마음의 모두를 더욱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남은 날은 참으로 짧지만

남겨진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듯

살 수 있는 길은

우리가 곪고 썪은 상처의 가운데에

있는 힘을 다해 맞서는 길입니다.

 

 

 

 

 

보다 큰 아픔을 껴안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얼마나 많은데

나 하나 육신이 절망과 질병으로

쓰러져야 하는 것이 가슴아픈

일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콩댐한 장판같이
바래어 가는 노랑꽃핀 얼굴보며

이것이 차마 입에 올릴수 있는 말은 아니지만

마지막 성한 몸둥마리 어느곳 있다면
그거조차 끼위 넣어야 살아 갈수있는 사람에게
뿌듯이 주고 갑시다


기꺼이 살의 어느 부분도 떼어주고

가는 삶을 나도 살다가 가고 싶습니다.

 

 

 

 

옥수수 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굵어집니다.

이제 또 한번의 저무는 밤을

어둠속에서 지우지만

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운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곁에 영원히 있습니다.

 

 

 

 

 

 

 

도종환시인의 부인은 임신상태에서 암선고를 받지요

암수술을 위해서는 아기를 포기해야 하는데 부인은 아기를 살리기 위해

자기의 생명을 포기하고 결국 2년여 만에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 詩가 바로 접시꽃 당신입니다.당시에

詩의 문외한였던 저도 이 시집을 싸서 볼 정도로 유명했고

곧 영화화가 되어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답니다.

접시꽃을 보니

새삼 옛 생각이 주마등처럼 지나 갑니다.

 

 

 

 

 

 

 

 

 

 

꽃말은 많습니다.

풍요,다산,야망,열렬한 사랑,

한 줄기에 꽃이 많이 피기 때문에 아마

풍요,다산인가 봅니다.

 

 

 

 

 

 

 

 

 

꽃이 없는 허허벌판 동부사적지에

그래도 접시꽃이 무리 지어 피고 있으니

여간 고마운게 아닙니다.

 

 

 

 

꽃 색깔이 아주 다양합니다.

검붉은 접시꽃부터 연한 분홍색,그리고 흰색접시꽃까지 ~

다양한 색깔의 접시꽃이 더 매력적입니다. 

 

 

 

 

그 중에 순백색의 흰 접시꽃이 볼 수록 좋습니다.

 

 

 

 

 

 

 

욕심내어 꽃 사진을 많이 찍어 봅니다.

다만,하늘이 맑았으면 좋았을 것을~

다소 아쉬움입니다.

 

 

 

 

동부사적지를 아름답게 가꾸는 사람들...

이 분들이 있기 때문에 우린 갖가지의 계절에 피는 꽃을 즐깁니다.

고맙습니다. 

 

 

 

 

 

아욱과에 속하는 식물로 대부분 일이년생이라 주로 씨앗으로 번식한다.

여름철에 꽃을 보려면 전년도 늦여름에 씨앗을 뿌려야 한다.

꽃 모양이 여러가지지만 현재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것은 큰 접시꽃이다.

화단이나 길가에 심어 기르는 한해 또는 두해살이풀이다.

줄기는 곧추서며 가지가 갈라지지 않고 털이 많다.

잎은 어긋나며 5-7갈래로 갈라지고 밑이 심장형이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꽃은 6-8월에 잎겨드랑이에서 1-2개씩 피며 흰색, 붉은색, 노란색 등 다양하고

지름 5-10cm이며 점액 성분이 있다.

수술은 많으며 수술대가 서로 붙어 한 뭉치로 된다.

암술대는 한 개이고 끝이 여러 갈래로 갈라진다.

열매는 삭과이며 접시 모양이다.

중국 원산으로 온대지역에서 널리 재배하며,

관상용 및 약용으로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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