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유산답사기

[영덕] 첩첩산골 깊숙히 숨어 있는 화수루와 초가까치구멍집을 만나다.

安永岩 2013. 2. 5. 02:37

 

 

영덕 깊은 산골에 '화수루'와 '초가까치구멍집'을 만나다.

 

영덕 영해에서 창수면 장육사로 나옹선사의 발자취를 만나려 가는 길에 우연찮게...

첩첩 산중을 돌고 돌아 가는 길인데 길가에 우뚝히 보무도 당당하게 위엄있게 선 2층 누각 수루(花樹樓)

을 발견하고 뭔고? 싶어~ 더구나 이 깊은 산속에 웬 멋스러운 고건축물이?  당장 차를 세우다.

보통 문화재는 갈색글씨로 안내이정표가 표시되는데 표시가 되어 있지를 않아

그냥 무심고 지나 치는게 상식인데 이 화수루는 그냥 지나칠 수 없을 정도로 

길가에 우뚝이 위엄있게 서 있었다.비록 안내표지판이 높게 달려 있지를 않아도~

이 화수루보다도 문화적 가치가 덜한 듯한 

영덕지방의 고택古宅들은 전부 이정표로 안내하고 있다. 

 

 

 슬픈 사연을 간직한 건축물이지만 건물 자체는 상당히 위엄이 있습니다.

화수루花樹樓라,,,꽃과 나무 누각이라...

경상북도 영덕군 창수면 갈천리 6-1에 위치한 이 곳은 조선 단종(端宗)의 외숙종인 권자홍(權自弘)일가가

세조(世祖)에게 화를 당하고 그의 아들 권책(權策)이 유배되어 여생을 보낸 곳입니다.

즉 단종은 강원도 첩첩산골 영월 청령포에서, 권책은 이 곳 첩첩산골 갈천리에서

유배생활을 한 것입니다요.

화수루 주변을 보니 그 옛날 차가 다니지 않은 세월에는 정말로 인적 드문 새만이 날아 다니는 그런 오지중에 오지이네요.

사방이 첩첩 산이고 그나마 태극문양으로 흘러 가는 계곡협곡이 꼭 청령포랑 닮았는데

다만 계곡의 모양이 다릅니다.청령포는 앞이 넓은강이지요.

이 깊은 산골에서 겨우 밭을 일구며 생활한 듯 합니다.

 

이 건물은 숙종 2년(1676)에 건립되었다고 전하는데 불에 타 동왕 19년(1693)에 다시 세웠다고 합니다.

숙종 때 단종이 복위되자 이곳에 대봉서원(大峰書院)이 건립되었는데 대원군 때 서원이 철폐되면서

화수루와 청간정(廳灌亭)만 남게 되었다네요

여기서 의문은? 이 첩첩산중에 마을도 없는 이곳에 왜 서원이 필요했는지?

주변 경치가 좋아 화수루 정도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지금도 경치 좋은 곳에 전원주택을 많이 짓지 않는가?

 

 

 

건물은 전면에 '-'자형의 2층 누각을 두고,그 뒤로 'ㄷ'자형 단층 건물을 세워 전체적으로 ㅁ자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2층 누각 즉 화수루는 전면 5칸,측면 2칸 규모의 맞배기와집으로 누각 가운데로 문을 달아 통로로 사용하였습니다.

17세기 말에 건립된 건물로 원형을 거의 완벽하게 지니고 있어 건축사적 측면에서 귀중한 자료입니다.

소박한 꾸밈새에 고건축물의 중후한 멋이 그대로 살아 있는 건축물입니다.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 82호로 지정되어 관리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고요~

곧 국가 지정문화재로 승격이 된다고 하니 문화재로써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우수한 건축물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 옆에 초가집은 화수루의 부속건물인데 이름도 생소한'초가까치구멍집'이라고 하네요.

 

 

 

화수루 앞의 풍경입니다.

2층 누각에 올라 보면 사방이 산이고 앞에 계곡물이 흘러 가니 가히 경치가 좋을 것 같네요

하지만 유감스럽게 2층에는 올라 가지 못하게 발을 쳐 놓았네요.

 

 

 

화수루 현판글씨와 그 아래 안으로 들어 가도록 출입통로가 있습니다.

즉 대문인 셈입니다.특이하게도 밑부분에 O자형 굽은 나무를 사용하여  출입이 용이하도록 하였습니다. 

 

 

화수루 밑에서 본 안 내부 모습입니다.

안으로 들어 가면 조그만한 마당이 있고 정면에 방이 2개 부엌이 달린 건물에 좌우로 행간을 둔 ㄷ자형 구조인데

전체적으로 2층 누각과 연결되어 ㅁ자형 건축물입니다.

마당에 서면 하늘만 보이는 답답한 구조입니다.

 

 

좌측

2층누각과 본체 사이로 행간이 있어 비를 맞지 않고 2층 누각을 오르 내릴 수가 있네요

 

 

우측에도

행랑채와 2층 누각이 붙어 있으나 2층 누각으로는 갈 수가 없습니다.

 

 

방 내부 모습입니다.

대체로 방이 적은 것은 잠만 자는 공간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고택은 모두가 방이 답답하리 만큼 작습니다.

이유는? 잘 모르겠네요.다만 겨울에는 따스할 것 같네요

 

 

안에서 본 화수루 2층 누각입니다.

발을 쳐 놓아서 2층 누각에는 올라 가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올라 가지말라는 표시 같아 올라 가지 않은 것인데... 좀은 후회가 되네요

잠시 올라서 문을 열고 주변경치를 보는 즐거움을 맛보았드라면~ 하는 아쉬움...

왜 발을 쳐 놓았을까?

가만히 생각해보니 사람이 살지 않으니 새나 짐승들로부터 보호 하기 위함이 아닐까 싶네요.

 

이렇게 하늘만 보입니다.

안에서는...

 

 

 화수루 옆에 있는 '갈천동 초가 까치구멍집'입니다.

이름이 특이하고 저도 처음 접하는 문화재입니다.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2호로 지정되어 있는 귀한 문화재랍니다.

 

 

 

이 집은 가운데 마루를 둔 영동지방형 겹집(嶺東形 兩通)으로 주로 태백백두대간 동쪽에 많이 분포되어 있다네요

양통집(겹집)이란 하나의 용마루 아래 방이 앞뒤 두 줄로 배치된 집을 말합니다.

까치구멍이란 부엌위로 연기가 빠져 나가도록 지붕을 합각(合閣)처리하여 구멍을 내는 것을 말하는데,

겹집에만 나타나는 양식입니다.집의 구조는 강원도 지역의 온돌중심형 겹집의 방들처럼 田자형으로 배치되어 있으나,

앞쪽 방 1칸이 마루로 대체되어 있다는 차이가 있네요.

이는 온돌 중심의 북쪽지역 주거문화와 남쪽 지역의 마루중심 주거문화가 절충된 양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화수루와 까치구멍집

 

 

 

화수루 옆 까치구멍집에서 본 앞쪽 풍경

가히 자연과 벗하며 살기 좋은 경치입니다.

 

 

생각...

        화수루는 외관상 보기에 고건축물의 중후한 멋이 엿보이는 훙륭한 건축물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ㅁ자형의 집구조상 안에서의 생활은 밖에서는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밀폐된 공간이며 소통이 전혀

이루어 질 수 없는 집구조이다.특히 사방이 튀여 시원해야 할 2층 누각도 양쪽 흙집에다 창을 닫으면 완전 밀폐되는 구조라

답답함이 보입니다.물론 혹한 추위에 대비한 구조 같은데,그래도 바깥과의 소통을 생각하지 않고 지은 집 같아 아쉬움이 큽니다.

이 집을 지은 사람의 뜻이 무엇였는지는 우리가 알지 못하지만서도~  

<201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