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집寺刹이야기

천태산 영국사寧國寺

安永岩 2011. 5. 28. 00:27

고려 공민왕의 발자취가 서려 있는

천태산(天台山)  영국사(寧國寺)

 

                                                                                                       소재지 : 충청북도 영동군 양산면 누교리 1397

 

천태산은 고려시대 천태종의 본산이었기 때문에 산 이름도 '천태'가 된 영동의 명산으로

'충북의 설악'이라불릴 정도로 산세가 빼어 나며,뛰어난 자연경관과 잘 정리된 등산로,

그리고 주변에 이름난 명소가 산재해 있어 등산 동호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여름철부터 가을에 이르기까지 기암과 각종 수목의 푸름과 단풍이 절정을 이루며,

천년사찰인 영국사(寧國寺)가 자리 잡고 천년역사의 숨결이 곳곳에 배여 있다.

주차장으로부터 약 1km정도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면 영국사라는 오래된 절이 나오는데

이 절에는 고려조 공민왕의 발자취가 서리어 있다.

 

서기 1361년(공민왕 10년) 11월 원(元)나라의 한산동(漢山童)을 두목으로 하여 일어났던

홍건적(紅巾賊)의 난을 피하기 위해 공민왕은 노국공주와 대신들을 데리고 피난의 길을 떠났다.

남으로 길을 재촉하던 공민왕은 영동 영산면 지금의 누교리에 머물게 되었는데,

영국사의 그 당시 이름은 국청사(國淸寺)이기 때문에 왕이 부처님 앞에 나가 나라가 태평하고

백성들의 평안을 빌려고 하였으나,며칠 전부터 내린 폭우로 도무지 내를 건너 갈 수가 없었다.

그때 갑자기 개울 건너 천태산쪽에서 종소리가 울려오자 공민왕은 깜짝 놀라 좌우를 둘러 보면서

"이 부근에 절이 있는 줄은 알았지만 저렇게 종소리가 아름다운 절인줄은 몰랐구나."라고 하자,

왕비와 왕자 그리고 대신들은 하나같이 공민왕의 눔치만 살피다가,대신 한사람이 설명하기를

 "저 절은 일찍이 신라 때 원각국사(圓覺國師)께서 세운 절로써 처음에는 만월사(滿月寺)라 하였다가

文宗大王 당시 大覺國師가 주지로 온 뒤로 國淸寺라 이름을 고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하옵니다."

하고 아뢰자 공민왕은 눈이 번쩍 띄었다.

"대각국사 의천(義天)은 文宗大王의 셋째 아들로 天台宗을 일으킨 분이 아닌가?

義天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저 국청사에 國泰民安을 빌어보고 싶다."

공민왕의 뜻을 알아 채린 대신들은 산에 올라 칡넝쿨을 걷어 오라 일렀다.

그들은 수행원과 인근 마을 주민들이 걷어 온 칡넝쿨을 새끼줄처럼 꼬아서 구름다리를 만들었고,

왕비 왕자 그리고 대신들과 함께 완성한 다리를 밟고 국청사 부처님앞에 나아가 國泰民安을 빌었다.

그래서 국청사는 공민왕이 다녀간 뒤 왕이 나라안 백성들의 편안함을 빌었다하여

편안할 영(寧)자 나라 국(國)자를 써서 영국사(寧國寺)로 고쳐 부르기 시작 하였으며

공민왕이 칡넝쿨로 다리를 만들어 건너간 마을을 누교리(樓橋里)라 지어 부르기 시작했다.

<자료제공 : 영동군청 문화체육과>

 

 <천태산 영국사 앞에 은행나무 ⓒ돌바우>

 

충북 영동에 천태산하면 영국사,영국사하면 은행나무다.사람들이 천태산을 찾는 이유중에

하나가 이 은행나무를 보기 위해 오는 사람이 태반일 것이다.그만큼 은행나무가 멋지다.

가을도 나름대로 멋진 모습을 보여 주지만 5월에 은행나무는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알리는

연두빛 잎이 돋아 날 때 모습은 경외롭다.천년을 살아 숨 쉬는 저 은행나무가 또 새로운

새싹을 싹 튀우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 사람들은 모여 든다.그리고 합장하고...

 

 


영동 영국사의 은행나무는 나이가 약 1,000살 정도로

추정되며 높이 31.4m, 가슴높이 둘레 11.54m 정도로

영국사 정문에서 약 200m 떨어진 곳에 있다.

가지는 사방으로 퍼졌으며, 서쪽으로 뻗은 가지

가운데 한 개는 땅에 닿아 뿌리를 내리고

독립된 나무처럼 자라고 있다. 


 천연기념물223호

영동 영국사의 은행나무는 오랜 세월동안 조상들의 관심과 보살핌

가운데 살아온 큰 나무로 문화적 자료가 될 뿐만 아니라 생물학적

 보존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영국사 절 방향(서쪽)으로 나무가지 하나가 땅에 박히드니 다시 뿌리를 내리고

독립된 나무로 힘차게 자라고 있다.보통 은행나무로써 이런 현상은 보기 드문

유례가 없는 일이란다. 이 자체가 경외롭고 신비하잖은가?

 

 


천년을 살아온 은행나무의 비밀이 이곳에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부처님이 마신 계곡물이 이 은행나무 앞으로 흘려 내리면서 은행나무는 충분한

수분을 공급받고 주변의 포근한 산세가 온갖 풍파를 막아 주었던 것이다.

천년동안 태풍,천둥,번개,한파,가뭄,홍수...갖은 풍파가 있을 것인데 말이다.


은행나무 밑둥 모습.

11.5m라고 하니 대단하잖은가?

은행나무는 우리나라에 도처에 가로수로 또는

정원수로 많이 자생하고 있지만 이렇게 오래되고

 멋진 은행나무는 없다.경기도 용문사은행나무도

유명하지만 영국사은행나무만 못하다.

 


천년을 살아 오고도 아직까지 죽은 가지가 없다.

신비하다.  나는  이 생명력을 보기 위해 5월에 온 것이다.

벌써 4번째 만남이다. 잠깐 보고 이 은행나무를 떠남이

못내 아쉬웠다.

 

 

각설하고, 자~ 영국사 경내를 들어 가보자!

영국사 앞 주차장 겸 입구

은행나무가 바로 앞에 자라고 있다.은행나무에서 좌측은 영국사,우측은

천태산 산행 A코스로 가는 길이다.대부분 산꾼들은 이리로 해서 정상 갔다가

C,D코스로 하산하면서 절에 들리는 것이다.

 

영국사 경내로 들어 가기 전 모습

올라가면서 우측으로 돌아서면 바로 대웅전을 만난다.

우측 만세루가 수리중에 있어서 만세루 밑으로 들어가는 계단은 막아 놓았다.

수리가 끝나면 만세루 밑으로 하여 바로 대웅전을 만날수가 있다.

보통 절집은 일주문을 지나 천왕문을 통과하는데

영국사는 둘다 없이 만세루를

통하면 바로 대웅전이다.

 

영국사 절마당 - 들어 서면 좌측이 부도 및 원각국사비가는길이다.

 

나라를 편안하게 한다는 천년고찰 寧國寺 !

그러나 역사에 비해서 많이 초라한 절집이다.전각이라야 대웅전,극락보전,

대웅전 뒤 산신각,입구에 2층구조로 된 만세루,그리고 요사체가 전부이다.

그러나 나는 초라하다기 보다 검소한 절집이라는 느낌이다.오히려 빼곡히 들어선

많은 전각이 있는 부자 절집보다 여유로 와서 좋다.여백의 공간이라고나 할까?

대신 천태산이 포근히 감싸고 있고, 천년 넘은 은행나무가 수호신 역활을 하고 있고

주변의 나무, 풀, 물, 바위...모든 것이 절과 어울러 오히려 평화로운 느낌이다.

작고 소박한 절집이지만 그래도

천태산에는 보물 4점, 지방유형문화재 2점, 천연기념물 1점 등이 있어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곳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공민왕이 옥새를 숨겨두었다는 옥새봉과

6조가 자리 잡았다는 육조골이 있어

천년고찰 영국사와 함께 역사의 향기를 간직한 곳이다.

 

우측으로 본 절 마당.

겹벚꽃이 아직도 피어 있고 만세루,그리고 새싹이 돋아난 단풍잎이

마치 가을 단풍이 물 든 듯 붉고.삼층석탑이 우뚝하다.

 

영국사 중심 전각

극락보전,대웅전 모습,

앞에 연꽃 수반독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천태산 동쪽 기슭에 조용히 자리 잡은 영국사  ⓒ 돌바우

 

극락보전,대웅전,삼층석탑 이것이 전부다. 그래도 있을 것은 다 있다.

아미타여래불를 모시는 극락보전,석가모니불을 모신 대웅전,그리고 삼층석탑 !

더 무엇이 필요 한가?

 

극락보전極樂寶殿

아미타여래불 모신 불전.극락전,무량수전이라고도 한다.

 

 

대웅전大雄殿  (유형문화재 제61호)

 

이 건물은 주존불 석가여래불을 모신 불전이다.

정면 3칸,측면 2칸의 다포식 맞배지붕집으로, 현재의 건물은 조선 중기

이후의 것으로 고종 30년(1893)과 1934년에 중수하였다.

1980년에 헤체 복원하여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이 절은 원각국사(圓覺國師)가

신라 법흥왕 14년(527) 또는 문무왕 8년(668)에 창건하였다고 하지만 모두 믿기 어렵다.

고려 문종 때 대각국사(大覺國師)가 국청사(國淸寺)라 했으나 공민왕이 난을 피하여

이곳에서 國泰民安을 기원하였으므로 영국사라 했다고 한다.

경내에는 보물 제534호로 지정된 원각국사비가 있다.

 

대웅전 법당 내부

 

 

 

영국사영산회후불탱(寧國寺靈山會後佛幀) 보물  제1397호

 

중앙의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을 중심으로 좌우 대칭되게 문수(文殊)·보현(普賢) 등 보살(菩薩)과

성중(聖衆)들을 빽빽하게 배치하였으며, 조선시대 불화 가운데 비교적 제작시기가 이르다.
1709년(숙종 35)에 승려화가 인문()·민기()·세정()이 그린 후불탱화이다.

 

 

2층으로 된 강당으로 사용하는 만세루萬歲樓

대웅전으로 들어 서는 일주문,천왕문역활을 한다고나 할까?

주차장에서 계곡 초입에 일주문을 거창하게 세울 만도 한데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는 뭘까?

그리고 은행나무 못지 않게 경내에 하늘을 가리고 당당히

서 있는 당단풍나무 ! 우선 그 크기에 놀란다.

초봄에 이미 어린 새싹들이

붉게 물들어 나와서 늦가을 까지 그대로 붉다.  

 

 

영국사 삼층석탑  보물 제533호

 

이 탑은 신라시대에 만들어진 일반형 석탑으로서,

2중기단 위에 3층으로 만든 몸돌을 세운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원래 옛 절터에 넘어져 있던 것을 1942년 주봉조사가 이곳으로 옮겨

복원하였고,현재의 대웅전 건물이 향하고 있는 동쪽을 바라보고 있다.

이 탑을 옮겨 세울 때 2중기단의 위층과 아래층이 바뀌었던 것을

2003년 문화재 보수정비 사업 때에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하였다.

신라 말(10세기경)작품으로 추정하고 있으며,재료는 화강암으로 만들어졌다.

성륜부의 각 구조물에 쓰인 재료는 모두 완전하게 보존되어 있으며,

현존하는 통일신라 하대 탑 중 우수한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대웅전 뒤 산신각

그리고 그 뒤에 천태산이 내려다 보고 있다.

아니 천태산이 넉넉한 품으로 영국사를 감싸 안고 있다.

 

절 마당에 유일한 거목 붉은 단풍나무가 자리 하고 있다.

이 봄에 단풍이라니...마치 가을이 온 듯 착각을 하게 하는 나무다.

 

 

그리고 절 마당 끝에 보기 좋게 소원 기와를 쌓아 놓고...

이왕 쌓을 거면 보기 좋게...

 

 

 

부도와 원각국사비를 살피고 있는 등산객들...

 

 

 

 

영국사 부도(浮屠) 보물 제532호

 

이 부도는 영국사에서 남쪽으로 200m 쯤 되는 언덕 위에 있으며,

스님의 사리나 유골을 묻은 탑의 일종이다.

신라와 고려에서 많이 조성되었던 8각원당(八角圓堂)형의 부도이고,

재료는 화강암으로 만들어졌다.

건립 연대는 신라 말 ~고려 초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원각국사 유골이 영국사에 모셔졌다는 기록이 비문에 남아 있어,

이 부도가 원각국사 사리를 모신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전체적으로 단정하고 아담한 형태의 부도로

 매우 우수한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원각국사비를 보호하는 전각

 

 

영국사 원각국사비 보물 제534호

 

이 비석은 고려 의종 7년(1154)에 선사(禪師:선종의 법리에 통달한 스님)가 되었고,

명종1년(1171)9월 12일 왕사(王師:임금의 스승)가 된 원각국사비 이다.

원각국사는 대선사 교웅의 밑에 들어가 아홉 살에 중이 되었다.

선사의 유골은 영국사에 모셔졌으며,고려 명종 10년(1180) 한문중이 비문을 지어

원각국사비를 건립하였다고'조선금석총람' 상권에 그 전문이 소개되고 있다.

비몸돌(碑身)은 점판암 1장으로 되었으며, 비문은 총알을 맞아 손상된 곳이 많아

그 내용을 전부 알 수는 없다.거북 모양의 비석 받침돌과 비머리에 있는 네 마리 용은

매우 특이하며, 각 부분의 조각은 그 제작 연대가 뚜렷하여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사 석종형부도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184호

이 부도는 원각국사비 뒤편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주인공은 누구인지 알 수 없다.

부도의 양식은 석종형(石鐘形:돌로 된 종 모양)인데, 다른 부도에서는 볼 수 없는

문양이 조각되어 있다. 또한 아래 위의 연꽃 잎이 한 잎인 점으로 보아 고려 말에서

조선 초의 것으로 추정된다. 상대석의 연꽃 잎과 연꽃 잎 사이에는 작은 간엽(間葉)을

만들었으며, 탑몸돌 위에는 보주(寶珠:탑의 꼭대기에 얹는 장식)가 있다.

이 부도는 6매의 석재로 만들어 졌으며,전체 높이는 190cm이다.

 

영국사 원구형부도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185호

이 부도는 원각국사비 뒤편에 있는 것으로 부도의 확실한 주인공은 알 수가 없다.

둥근모양의 이 부도는 다른 부도에서는 볼 수 없는 무늬가 조각되어 있다. 또한

아래 위의 연꽃잎이 한 잎인 점을 보아 고려 말에서 조선 초의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적으로 둥근형의 탑몸돌과 팔각형의 지붕돌을 서로 결합하여 만든 구조물이다.

지붕의 기와골과 합각마루(박공 위에 있는 마루)의 장식은 비교적 무디어 졌다.

지붕돌 위에 정교한 보주가 있어, 각 부분의 형식이 완전하게 존재하는 부도탑이지만

탑몸돌이 원구형인 점과 상대석에 새겨진 연꽃잎이 그림양식으로 된 것으로 보아

고려 후기의 작품으로 추정된다.전체 높이는 184cm이다.

 

망탑봉 가는길

 

영국사 망탑봉 삼층석탑

보물 제535호

이 탑은 영국사에서 동쪽으로 500m쯤 되는 곳에 일명 망탑봉望塔峰이라는 작은 봉우리 정상에

위치한 화강암반 위에 세워졌는데 자연암을 그대로 이용하여 암석을 평평하게 다듬어서

기단을 만들었다.탑몸돌은 괴임 받침을 두고 그 위에 세웠고,지붕돌은 다른 돌로 만들어졌다.

고려 중기 작품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 탑의 전체 높이는 2.43m이다.

 

흔들바위(고래바위)

망탑봉 삼층석탑 옆에 위치해 있고, 크기가 6m, 높이 8m, 무게는 10여톤인데,

마치 고래가 헤엄을 치며 바다 위를 오르는 형상을 하고 있다.

혼자서 흔들어도 움직여서 흔들바위라고도 한다.

뒤로 보이는 산이 천태산이다.

 

 

 

망탑봉에서 본 누교리쪽 풍경

 

 

천태산계곡

 

 

천태산계곡의 용추폭포(3단폭포)

<2011,5,15>

'- 절집寺刹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해] 두타산 삼화사  (0) 2011.12.08
[포항] 운제산 오어사의 가을풍경  (0) 2011.11.09
조계산 송광사松廣寺  (0) 2011.04.08
불국사의 단풍 2  (0) 2010.11.18
경주 불국사의 단풍  (0) 2010.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