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山行이야기

내연산 향로봉에 가을이 내려 앉다.

安永岩 2011. 10. 20. 00:36

오색단풍으로 곱게 물든

내연산 향로봉(930m)

 

                                                                                                                             ☞관련글 : 내연산 향로봉 http://blog.daum.net/ayam3390/8879918

                                                                                                                                           포항 보경사 : http://blog.daum.net/ayam3390/8879780

 

 

포항에 내연산이 없었다면...생각만 해도 우리 같은 산꾼들에겐 끔찍한 일이다.

속초하면 설악산,강릉 오대산, 삼척 두타산,청송 주왕산등 각 지역에 대표할 만한 명산들이 있지만

포항하면 단연 내연산이다.그것도 전국에 손 꼽히는 12폭포의 절경이 있는 청하골,그러고 보면

포항에 사는 사람들은 참으로 행복하다. 산,계곡,강,바다 모두다를 갖춘 천혜의 고장이다.

내연산의 최고봉 향로봉은 비록 1000m 되지 않는 높이이지만 내연산이 품고 있는 산세는

너무나 넓어서 짦은 일정으로는 대표적인 코스인 보경사,청하골 관음폭 정도만 보고 간다.

그러나 안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볼 것도 많고 갈 곳도 많은 곳이 내연산이다.

 

내연산 6개봉(우척봉.삿갓봉,매봉,향로봉,삼지봉,문수봉)을 종주 할려면

산중에 1박을 해야만 한다.또한 종주 내내 숨김없이 전망이 탁 트여

길을 걷는 산꾼들을 즐겁게 한다.

 

그리고 계곡 또한 12폭이 있는 청하골,하옥계곡,덕굴,경방골,등

어느산 못지 않은 비경을 간직하고 있다.

 

포항시 북구 죽장면 하옥리에 있는 하옥계곡 초입

오늘은(10/15) 보경사가 있는 청하골을 피하여 반대편에 자리 하고 있는 하옥에서

향로봉을 오르기 위해 길을 나섰다. 대게 산꾼들이나 관광객들이 이 맘 때 쯤이면

전국의 유명 명산을 찾아 나서기 때문에 그곳에는 북새통이지만 이 곳에는 한적하게

오로시 나홀로 호젖한 산행을 즐긴다.이 또한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하옥계곡,지금도 포장길이다.

 

하옥교,산행들머리에 있는 다리다.

몇 해 전에 낡은 다리를 새로 놓았다.그 낡은 다리가 참으로

위험했는데...이렇게 번듯하게 새로 놓으니 차가 다니고...

하여튼 이 하옥은 경북에서도 오지라 할 수 있는

죽장하고도 산을 넘고 돌아 상옥을 거쳐 들어 가야 하는데

옛날에는 이 곳이 있는지 조차 모르고 산 사람들이 태반이다.

지금은 세월이 좋아 인터넷 검색하여 일부러 오지를 다니니말이다.

이 하옥도 아직도 비포장길인데...나는 환경가도 아니지만

포장을 반대한다.차가 다녀도 흙 길이 좋다.

아마 마을 주민들도 동의 하는 걸로 안다.

그 만큼 자연을 사랑할 줄 아는 주민들이고

 마을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하옥계곡

아마 하옥계곡을 찾아 오는 사람들은 이 비경을 보기 위해서 일 것이다.

하옥계곡에서 최고의 비경을 보여 주는 곳이다.

각종 언론과 방송에도 자주 등장하는 곳이기도하다.

찾은 날이 10월 15일(토) 오전인데 이 곳에도 조용히

아주 조용히 가을이 내려 오고 있었다.

 

 

 

 

내연산 보경사 12폭이 있는 청하골은 긴~ 말이 필요하지 않는 최고의 계곡이지만

조용하고 호젖함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은 이 곳을 찾는다.

아니면 조금 더 내려 가서 덕골로 해서 향로봉을 간다.

단, 이곳도 여름에는 자리가 없다. 피서객들로 인산인해다.

그러나 조심해야하는 계곡이다.갑짜기 폭우가 온다는 예보가 있으면

무조건 위 쉼터로 피하든지 철수해야 한다. 상류에서 내려 오는 급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휘몰아쳐 내려 오는데... 무섭다.

 

 

 

산행초입에 있는 소나무 쉼터

계곡 옆에 있는데 참으로 편안한 쉼터이다. 하옥마을로 내려 가기 전에

잠시 쉬었다가 가는 쉼터이지만 주변의 기암과 계곡과 어울러 멋진 풍광을 보여 주는 곳이다.

 

 


쉼터 옆에 있는 산행들머리

여기서 향로봉까지 3.7km. 즉 내연산 향로봉 여러 코스중

제일 짧은 코스이다.단 그 만큼 짧은 코스이지만 계속 오르막

코스로 땀께나 흘려야 오를 수 있다.하지만 아래 사진처럼

가을의 옥계비경을 보여주는 코스이기도 하다.


 


 

오르막을 오르면 채 5분도 안되어 나타나는 바위위에 올라 서면

 

 

이러한 하옥계곡의 비경이

펼쳐지는데...

 

산행길을 가기 싫게 만드는 절경으로

쉬이 발걸음이 떨어 지지 않는다.

10월 말 경이면

이 곳도 온통 단풍으로 황홍경에 빠지게 만든다.

 

전국의 어느산에 못지 않는 비경이

우리 고장에 있다니 얼마나 다행이고 행복한가?

 

나는 개인적으로 꼭 이 맘 때 아니면 11월 초까지

경상북도수목원,상옥으로 해서 하옥계곡으로,

아니면 상옥에서 부남,옥계계곡으로,혹은

청송 주왕산 절골,주산지로 꼭 나들이를 나간다.

그 만큼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코스이기 때문이다.

가까운 지인들이 오면 함께 가기도

하는데 모두가 한결같이 놀란다.

이런 곳에 이런 비경,절경이

있다니...하면서 말이다. 

 

 

 

 


 



 

 

 

하옥계곡에서 향로봉가는 길은 급경사길에 계속 오르막인데

절대로 서두려지 말아야 한다.천천히 아주 천천히 시작하여 쉬엄쉬엄

올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간에 포기하고 내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별 특징없이 아름드리 나무 숲을 올라 가는데 나는 이 숲길이 한없이 좋다.

등산로 양 옆으로 곧게 뻗은 굴참나무,단풍나무,소나무속으로 공기를

마시면서 걷는 행복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힘이 들지 않도록 천천히 걸으면서 말이다.

 

하부에도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고

 

흔히 산에 와서 뭐가 그리 바쁜지 정상을 향해서 죽으라고

땅만 보고 씩씩그리면서 빨리 올라 갈려고 하는데...그 이유를 모르겠다.

정상에 빨리 가면 누가 상주나? 그~ 참~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되지

않는 산행모습이다.걷는 자체를 즐 길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진정한

산꾼인 것이다.천천히 걸으면서 주변의 식물도 살피고,산세도 감상하고,

때론 휴식을 취하면서 맑은 공기도 마시고,과일이나 하나 깍아 먹으면

금상첨화고...그렇게 느긋히 여유를 갖고 걸어야 한다.

까짓것 정상에 못가면 어떻노? 갈 수 있는데 까징 가고 즐기면 되지?

그것이 진정한 산행의 모습이 아닐까?

 

오르다 이렇게 포즈도 취해 보고...숲 속에 햇살이 좋다.

 

나는 산행을 홀로 즐긴다.이유는 간섭.방해때문이다.물론 여럿이 단체산행도 한다.

내가 소속된 '구룡포산악회'의 매월 정기산행때는 여러회원들과 함께 산행을 즐긴다.

다만 단체 산행말고 개인적으로 여럿이 어울러서 가는 산행은 하지 않는다.

홀로 산행은 산행경력이 30년이 되다 보니 생긴 결과이다.여럿이 갈 때는 시간에 억

메이고 산행중에도 그만 가자 가면 뭐하노 마~아 아무데나 앉아 놀다 내려 가자,

술이나 먹고 놀자.음식은 뭐 먹을까? 나는 자장면,나는 해장국.정식등...

음식도 도통 통일이 되지 않고,걸음걸이도 차이가 나고...하여튼 여러가지로 통일이

잘 되지를 않고 그것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오히려 해롭기 때문이다.

 


 


 

 

그러나 홀로 산행은 무엇보다 느긋하다. 가든지 말든지 먹든지 말든지

나의 계획에 맞추어서 시간을 갖고 오직 자연과 함께 즐기면 된다.

그러나 이것은 산행경력에서 오는 노하우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왠냐하면 모든 것을 홀로 결정하고 실행에 옳겨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산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없으면 불가한 것이다.

나는 그것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아래는 단풍이 이른데 6부능선 쯤 올라 오니 단풍이 물들기 시작했다.

땅바닥에 붙어 핀 형형색색 단풍이 얼마나 고운지.....

 

 

내연산 단풍은 청하골단풍이 단연 최고이고, 그다음이 수목원쪽이

아닌가 싶다.물론 수목원은 인위적으로 만든 단풍이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 하옥계곡과 하옥에서 향로봉 가는 길에 단풍이 화려하진

않지만 은은하게 지루하지 않게 즐기기에 더 없이 좋은 것 같다. 

 

 

여백의 美랄까? 내장산처럼 온통 붉은 단풍의 연속은 자칫 사람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단점이 있는 것 같다.즉 붉음에 홀려서 사람이

멍해진다.뇌가 순간 멍해짐을 느껴 보았을 것이다.온통 붉으니까...

나중에는 무덤덤해진다.그러나 이곳은 단풍이 있다가 없고 또

조금가면 노란단풍이고,붉음속에 녹색이 있고,즉 변화가 있어

지루하지 않고 형형색색의 단풍을 즐길 수가 있다.

 

 

이렇게...

빽빽한 붉음보다 얼마나 여유로운가?

붉음,노랑,연두색,녹색...등 나는 이러한 형형색색의 단풍 모습이 더 좋다.

 

 

 

하옥에서 향로봉가는 길에 단풍이 적기다.

조금 이른 듯 하지만 다음주면 절정일 것 같다.

 

 

토요일인데도 이곳은 산꾼이 없다.

산행중에 만난 사람은 단 5명뿐이다. 그것도 5명이 일행였다.

나무지빵이를 들고 다니는 것을 보아 산행경력이 오래되어 보이질 않는다.

일행중에 벌써 2명이 씩씩그리는 듯 보였는데...억지로 일행들에게

끌여(?) 마지 못해 올라 가는 듯 해 보였다.

물론 앞서 가는 한사람은 산행경력이 있어 보이는 리더였다.

살살 구슬여서 데리고 올라 갈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단체산행에서 나를 보는 듯 했다.

나도 우리회원들에게 많이 써먹는 수법이 아닌가?

 

쓰러진 古木과 단풍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잠시과일을 깍아 먹으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으니 그 일행들이 지나가는데

그 5명중 한사람이 벌써 술타령이다.지금 먹으면 못 올라 가지...

산행중에는 절대로 술을 입에 데지 않는 것이 나의 철학이다.

경험에서 나온 철학이다. 술을 먹으면 숨이 가프고 힘들어서 죽는다.

즉 혈압이 상승하기 때문에 위험하다. 그런데 돌연변이가 있다.

술을 먹어도 잘 올라 가는 사람이 있다.그것은 어디까지나 예외다.

나는 술을 좋아 하지 않지만(그전에는 많이 먹었지만) 산행 완료후에

한잔 술은 피로 회복제이고 기분을 업 시킨다.

뭐~랄까? 성취욕, 애씀뒤에 환희...하여튼 술은

산행후에 먹어야 한다.

그것을 하산주(?)라고 하는 것 같은데.. 

 

 

 

오늘 나는 향로봉 가는 길을 전세내었다.

형형색색 단풍아래  낙엽 떨어진 융단 같은 길을 홀로

휘~젓으면서 올라 가고 즐겼으니...얼마나 행복한지 몰랐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행복하다. 그 때 그 산행길을 사진으로 보니

더욱 더 입가에 미소가 떠 오르면서 행복하다.

 

 

 

 

향로봉 정상 15분 거리에 있는

    삼거리 도착

 

여기서 정상까지는 0.7km로 15분 소요.

 

작년 봄에 보경사에서 문수봉,내연산,

삼지봉을 거쳐 이곳을 통과하여 정상

갔다가 시명리로 하산하여

청하골을 타고 관음폭 으로 하여

보경사로 하산하였는데

9시간정도 소요되었던 것 같다.

7시간코스인데 사진찍고 주변 경치

감상하고 게으름을 피우느라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정상 직전 향로봉 가는 길에 화려한 단풍들...

 

 

노랑속에 붉은 단풍이 더욱 더 돋 보였다.

 

 

정상 직전은 이미 단풍잎이 떨어져 낙엽으로 딩굴고...

 

 

 

낙엽 떨어진 가지는 이미 겨울이다.

하기사 900 높이 고지이니 제법 쌀쌀 한 게 겨울 느낌이 든다.

 

 

 

겨울로 가는 길목,

떨어진 낙엽이 푸근한 느낌이다.

드러 누워 하늘을 본다.

파란 하늘이 눈 부시다.

편안하게 눈을 감아 본다.

따믄 따믄 높은 흰구름이

파란하늘에 높게만 느껴진다.

 

 

단체나 일행들이 많으면 여유로움이 없다.

이러한 곳도 그냥 막 지나 친다.누가 쪼차 오는 것처럼...말이다.

홀로 오니 이러한 구경거리도 여유를 갖고 천천히 즐긴다.

적당히 게으름을 피우면서 올라도  2시간 30분이면 올라 선다.

 

 

내연산 향로봉(930m) 정상

아까 같이 업치락 뒤치락 올라온 일행중에 한분이 찍어준 인증삿.

그 분은 산행경력도 있고 아는 것도 많은 듯했고 단풍 사진 찍는 것도

잠시 가르켜 주는 친절함도 베풀어 주고 내려 갔다.

때론 산에서 이런 고마운 인연도 적잖이 만난다. 

 

 

↘이하 정상에서 조망들...

바다쪽 풍경.머리 하얗부분은 월포해변이다.

 

 

정면에 누운 산은 천령산이다.

 

 

샘재(수목원)쪽 풍경. 그 위로 구름이 장관이길래 찍어 본다.

 

 

다시 올라 온 길을 하산하면서 놓친 단풍들을 다시 카메라에 담고...

 

 

등산로 변에서 카메라를 바닥에 고정시키고 찍어 본다.

 

 

이러한 길을 내려 가니 황홀하지 않는가?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구간이다.

 

산다는 것의 의미

 

산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을 살게 하는 것일까?

 

화들짝 피었다 떨어지는 꽃잎처럼

풀잎에 맺혀 있는 이슬처럼

바람앞에 떨고 있는 낙엽처럼

그렇게 잠깐 머물다 그렇게 가는 것이

우리들의 모습인 것을 알아차리는 이 몇이나 될까,

 

텅 빈 허공 속을 뛰어 다니며

모으고 움켜쥐고 소리 지르며 싸우고 미워하지만

이 세상 모두 幻影이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이 몇이나 될까,

 

욕심을 내면 낼수록 힘겨워 지고

쌓으면 쌓을수록 무거워 지는 삶.

 

무소유의 삶으로 가볍게 머물다가

홀연히 떠나는 것이

기쁜 삶이란 것을 알고 있는 이 몇이나 될까,

 

능행스님의<섭섭하게,그러나 아주 이별이지 않게>중에서

 

 

얼마나 편안해 보이는 산행로 인가?

정상까지는 가지 않아도 1시간여 오르면 볼 수 있는 주변 단풍들이다.

가족들이나 가까운 지인들과 소풍삼아 가보기를 권한다.

덤으로 풍치절경인 하옥계곡까지 볼 수 있다.

 

 

 

 

문어발 소나무(?)

올라 갈 때는 씩씩그리느라 그냥 지나쳤는데 하산길에 보니

마치 문어발을 닮은 소나무 같다.산행 초입에서 20여분 거리

등산로변에 있다.

 

산행후 하옥계곡에서...

<2011,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