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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북 배밭에 가서 梨花에 일백(日白)하고~

安永岩 2014. 4. 12. 17:04

 

      

         경산 반곡지에 이어서 하행길에 지인 강춘호씨 배밭을 가다.

       어제 집에 들린 춘호씨 왈 '배꽃이 한창인데...뭐 하노?' 한다.

       내가 이 봄에 꽃 투어를 하고 있는 것을 알고 하는 소리이다.

       정말로 오늘 가지 않았다면 엄청 아쉬워했을 배꽃 만개이다.

       몇 해전에 가본 師兄 배밭에 배꽃을 보고 단번에 반하여 매년

       배꽃을 보아 왔다.

       역시 올 해도 순백의 배꽃이 저를 한껏 반깁니다.

       梨花에 月白하고~ 처럼 한밤중 달 밝은 밤에 배꽃은 어떨까?

       그대로 해놓아 볼까?

       그러고 보니 낼모레가 보름이네~ 비가 온다는데...

       오늘은 낮 시간대인지라 梨花에 日白하고...입니다.

 

 

 

 

        뒤에 보이는 산은 기북 침곡산능선입니다.

 

 

 

배꽃의 꽃말은 '순결.청결'입니다.

참으로 꽃과 잘 어우리는 꽃말이네요

 

 

 

 

 

 

 

 

 

 

 

 

 

 

배꽃잎을 자세히 보니 5장에서 많게는 8장도 있네요

 

 

 

 

 

 

이 집은 강춘호씨가

포스코에서  정년 퇴임하고 살집이란다.

60여 그루 배밭이 달린 이 집을 사서 오래전 부터 주말에 들려 

정원을 가꾸고 있는 배밭을 일구면서 지금껏 가꾸고 있습니다.

   

전에도 이야기하였지만

전 배꽃이 그렇게 좋네요

이유가 뭘까?

그저 바라 보는 것 자체가 좋습니다.

 

 

어떻게 이렇게도 힐까?

순백색의 꽃이 너무나 순수하고 청결해서 좋다.

꽃술도 붉지 않고 연두빛이다.

연두빛에 순백이라.....

 

벚꽃은 꽃이 지고 잎이 난다.매화도,산수유도...

그러나 배꽃은 꽃과 함께 싹트는 잎이 더 어울린다.

연두빛의 잎에 둘러 쌓인 순백색의 꽃이

더 잘 어울린다. 

한두송이의 꽃이 아니라

수십송이가 한테 어우러저 복스럽게 피어 있어 더 좋다.

 

때론 이렇게 원 기둥에 예기치 않게

한무리의 배꽃이 피어 탄성을 자아 내게 만든다.

 

가지도 매화처럼 아무렇게나 쥐 틀린 모양이다.

그 끝에 이런 순백색의 배꽃이 주렁주렁 달렸다.

 

매화는 거친 가지인 반면에 배나무는 옆 가지가 매끄럽다.

그리고 그 끝에 수십송이의 배꽃이 마치 건네는 꽃송이 같다.

 

보면 볼 수록 배꽃에 빠지는 자신을 본다.

아무렴 어떠랴...

 

보라 !

어찌 배꽃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본체에 달아낸 황토방과 배나무

집 뒤가 바로 배밭이다.

 

梨花에 月白하고/銀漢이 三更일제

一支春心을 子規야 /알랴만은

多情도 病인양하여/잠못들어 하노라

(하얗게 핀 배꽃에 달빛은 훤히 비치고,

은하수를 보니 자정을 알리는데,

배꽃 한가지끝에 맺힌 봄의 정서를

소쩍새가 알고 저리 우는 것일랴만은

다정다감한 나는 그것이 병인듯하여

잠을 이루지 못하노라)

 

워낙 유명한 시조라 다들 외어 아는 다정가입니다.

고려말 문신 이조년이 이른 봄밤의 밤의 정서를 하얀 배꽃을 통하여

시각,청각적 이미지를 고취시킨 시조입니다.

 

정말로 이화에 월백하고 싶네요.

기대하세요^^

그림같은 집을 만든 강춘호님의 집소개를 따로 올리겠습니다.

<2014,4,12,토,오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