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일상이야기

올망졸망 섬이 떠 있는 남해바다가 좋다!

安永岩 2017. 10. 18. 02:02

최근에 무척 바다를 가까이하고 休를 즐기는 나자신을 본다.

검푸른 동해바다 !

어릴 때부터 보아 왔고 그 곁에서 지금까지 60여년을 함께 하고 있다.

내삶의 전부라고 해야할까?

난 그런 바다를 한 때는 멀리 한적도 있었다.

바다와 함께 한다는 것이 너무 단조롭다는 옹졸한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아니 그것은 변명이고 점점 바다가 무서워졌었다고 하는게 맞는 것 같다.

바다와 논다는 것은 곧 물속을 드나 들어야 한다는 것인데

어린 시절 집앞 모래바다에서 노는게 재미가 없어 좀 깊은 바다,즉 기암괴석이 있고

깊은 바다로 유명한 병포리 **섬에 자무질하면서 놀다 그만 물속에 여자고무신을 한컬레를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란 이후로 물이 점점 싫어졌었다.

아니 바닷속이 무서워졌다고 해야하나?하여튼 그 날 이후로 물속으로 들어 가는 것을 거의 하지 않은 것 같다. 

지금은 바다와 함께 한다는 것은 곧 돈이 많이 든다.

요트도 그렇고 다이버도 그렇고 제트스키도 그렇고 낚시도 돈이 꽤 든단다,

그런 것은 돈보다도 아직은 내성미에 재미를 못느낀다.물속의 트라우마가 있다고나 할까?

아직은 필이 오지를 않는다.

나는 바라보는 바다를 줄기는 것이 그저 좋다.

한창 꿈을 키우든 어린 시절에 아무런 그침이 없는 푸른 동해바다가 좋았었다.

아니 푸른 바다라기 보다는 짓푸른 검은빛 바다색이다.

지금은 하늘색 남해바다를 더 좋아 한다.

바다색이 푸르면서 옹기종기 섬이 점점이 떠 있는 풍경들이 좋다.

얼마전에 갔었던 남해 설흘산에서 바라 본 여수만 풍경을 잊을 수가 없다.

검푸른 동해바다가 남성적이라면 하늘빛 남해바다는 포근한 여성미를 느낀다.

그래서 연한 하늘빛 남해바다가 좋다.

 

" 사람이든 사물이든 또는 풍경이든 바라보는 기쁨이 따라야 한다.
너무 가까이도 아니고 너무 멀리도 아닌,
알맞은 거리에서 바라보는 은은한 기쁨이 따라야 한다.."

 

법정스님의 '바라보는 기쁨을 위해' 글귀가 새삼 떠올라

바다에 대한 소회를 적어 봅니다.

 

 

 

바라보는 기쁨을 위해

 

                    -법정


산중에 갇혀서 살다보면 문득 바다가 그리울 때가 있다
국이 없는 밥상을 대했을 때처럼 뻑뻑한 그런 느낌이다.
오두막에서 차로 한 시간 남짓 달려가면 바다와 맞주할 수 있다

아득히 멀고 드 넓은 끝 없는바다
아무 것도 거치적거릴 게 없는 훤칠한 바다. 일망무제의 바다를 대하면 
그저 상쾌 상쾌!
그 중에도 겨울바다는 보는 사람의 핏줄에 시퍼런 기상을 전해준다.

지난 연말에 4차로로 확장 개통된 동해고속도로 하행선 동해휴계소는 
이땅에서 바다를 바라보기에 가장 뛰어난 전망대다
마치 캘리포니아 해안선에서 태평양을 대했을때의 그런상쾌하고 장엄한 전망이다.
이와 같은 전망을 남해나 서해 바다에서는 보기 어렵다

가는 데마다 양식장의 부표 때문에 너절하고 어수선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동해바다는 수심이 깊고 파도가 쳐서 
양식이 어려운 덕에 때 묻지 않은 원시의 바다를 이루고 있다.

바다다운 바다를 보려면 쾌청한 날씨여야한다
하늘 빛이 곧 바다 빛을 이루기 때문이다
우중충한 날은 바다 또한 우중충하다
그리고 바다는 눈높이에서가 아니라 언덕에 올라 멀리 내다보아야 
바다의 속 얼굴을 만날 수있다.

돌아오는 길은 조금 더 내려가 망상 인터체인지에서 상행선을 탈 수 있다
바다를 가까이서 보기 위해 망상해수욕장에 들렀다가 이내 후회했다
철이 지난 썰렁한 해수욕장은 여기 
저기 너절한 시설물들이 바라보기에 그토록 싱그럽던 바다를 더럽히고 있었다


이 일을 두고 그 날의 화두를 삼았다
"
사람과 사람 사이도 그렇다. 너무 가까이서 자주 마주치다보면 비본질적인 요소들 때문에 
그 사람의 본질(실체)를 놓치기 쉽다
아무리 좋은 사이라도 늘 한데 어울려 치대다보면 범속해질 수밖에 없다
사람과 사람 사이는 그리움과 아쉬움이 받쳐 주어야 
신선감을 지속 할 수 있다
걸핏하면 전화를 걸고 자주 함께 어울리게 되면 그리움과 아쉬움이 고일 틈이 없다."
습관적인 만남은 진정한 만남이 아니다
그것은 시장바닥에서 스치고 지나감이나 다를 바 없다.
좋은 만남에는 향기로운 여운이 감돌아야 한다
그 향기로운 여운으로 인해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함께 공존할 수 있다.
사람이 향기로운 여운을 지니려면 주어진 시간을 값없는 일에 낭비해서는 안된다
탐구하는 노력을 기울려 쉬지 않고 자신의 삶을 가꾸어야 한다
흙에 씨앗을 뿌려 채소를 가꾸듯 자신의 삶을 조심조심 가꾸어나가야한다
그래야 만날 때마다 새로운 향기를 주고 받을 수 있다.


전에는 상행선 휴게소가 길 건너 맞은편에 있었는데 지금은 조금 올라가 있다
이름은 옥계휴게소. 새로 번듯한 휴게소 건물을 지어 
상층에는 해돋이를 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동해휴게소보다 더 가까이서 바다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왼쪽에 시멘트 공장 건물이 바다의 한쪽을 가린다
바다는 파도 소리가 들릴 만큼 가까이에 있지만 
시야는 좁다. 동해휴게소 쪽이 휠씬 드넓고 시원스럽게 보인다.
그렇다 사람도 얼마쯤의 거리를 두고 보아야 제대로 볼 수 있다.  
너무 가까이서 대하다보면 자신의 주관과 부수적인 것들에 가려 
그의 인품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
사람이든 사물이든 또는 풍경이든 바라보는 기쁨이 따라야 한다
너무 가까이도 아니고 너무 멀리도 아닌
알맞은 거리에서 바라보는 은은한 기쁨이 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