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무풀꽃이야기

안강에 쌀을 가지러 갔다가 본 어느 대문에 핀 능소화를 보면서~ (20140811)

安永岩 2014. 8. 13. 18:39

 

 

능소화는 양반집 마당에서만 심을 수 있었고,

평민의 집에서 능소화를 심고 가꾸면 관아에 끌려가 곤장을 맞았다 하여

양반 꽃 또는 금동화라고도 불리운다.

 

 

 

능소화는 슬픈 사연의 전설이 있는 꽃이다.

 

구중궁궐 많은 궁녀 중에 소화라는 궁녀가 있었는데

어느 날 임금님의 눈에 띄어 하룻밤을 같이 지내게 된다.

이로 인해 궁녀에서 빈으로 신분이 격상하게 되었으며

처소도 바뀌게 되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빈이 되고난 후

한 번도 임금님이 다시 찾아오지를 않았다.

그 이유는 그녀의 미모에 많은 빈들이 시기하여

깊고도 구석진 곳에 처소를 마련했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외로움과 그리움 속에서

임금님만을 기다리던 그녀는

상사병과 영양실조로 죽고 말았다.

 

 

 

그녀는 눈을 감을 때 죽어서라도

행여나 오시게 될 임금님을 마중하겠다고

담장 밑에 묻어달라고 부탁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일 년 후에 그녀가 거처하던 담장에 꽃이 피게 된다.

그리움으로 외롭게 피어난 분홍색 꽃이

목을 길게 빼고 더 멀리 내다보려고 발뒤꿈치 까지 들었는지

하늘높이 우뚝 솟아나며 꽃을 피웠다는 전설이다

 

 

 

더운 여름이 시작되고 온갖 새들이 꽃을 찾아 모여드는 때

빈의 처소 담장에는 수줍은 듯한 꽃이 조금이라도 더 멀리 밖을 보려고,

더 자세히 임금님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려고

 꽃잎을 넓게 벌린 채 나팔꽃 모양의 꽃을 피우고 있다.

덩굴로 크는 아름다운 꽃, 능소화는

세월이 흐를수록 더 많이 담장을 휘어감고 밖으로

얼굴을 활짝 내미는 모습을 하고 있다.

 

 

 

 

 

 

 

 

 

소화의 임금님에 대한 한이 많은 탓일까?

임금님에게만 보여주고 싶은 그녀의 마음일까?

능소화 꽃 모습에 반해서 꽃을 따서 가지고 놀다가

꽃가루가 눈에 들어가 실명을 한다또는

능소화 꽃가루엔 독이 있어 집안 뜰에 심으면 안된다

전설 또한 가지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그러하지 않다.

실명을 일으키는 독성이 있는 것이 아니고 비비면 각막을 손상시키는

날카로운 꽃가루 형태로 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능소화는 바람이 매개하는 풍매화가 아니고

곤충이 매개하는 충매화이므로 눈에 들어갈 염려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단지 저(소화)를 함부로 다루지 말라는 소원을 담고 있으니

두 번 슬픈 사연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매년 여름철,

리네 보통집 담벽 담장에 심어져 있는 능소화를 보면서

그 옛날 구중궁궐 외진 방에 홀로 울고 있는 소화의

측은한 모습을 마음속에 그려본다

 

그래서 능소화를 구중궁궐화라고 하나 봅니다.

 

 

슬픈 전설과 달리

능소화의 꽃말은 '명예,영광'입니다.

조선시대 때 장원급제하면

임금이 내리는 화관,즉 어사화를

능소화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능소화는

중국원산의 낙엽 활엽 덩굴나무(=만경류 蔓莖類)로서,

귀한 여름철에 피어 낙엽이 진 겨울철에도 능소화의 줄기는 고풍스러운 멋을 낸다.

능소화는 가지에 흡착근이 있어 벽에 기대고 붙어서 10미터까지 올라가며

6월부터 8월까지 주황색내지황적색으로 나팔꽃 같은

원추형의 아름다운 꽃을 피워낸다.

 

 

이해인님의 능소화연가를 소개합니다.

 

능소화연가     

이해인

 

이렇게

바람 많이 부는 날은

당신이 보고 싶어

내 마음이 흔들립니다.

 

옆에 있는 나무들에게

실례가 되는 줄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가지를 뻗은 그리움이

자꾸자꾸 올라갑니다.

 

저를 다스릴 힘도

당신이 주실 줄 믿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내게 주는

찬미의 말보다

침묵 속에도 불타는

 

당신의 그 눈길 하나가

나에겐 기도입니다.

전 생애를 건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