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집寺刹이야기

나는 왜 밤에 팔공산 갓바위에 올랐는가?

安永岩 2012. 3. 24. 21:42

 

3월 21일 수요일,오후1시경 집을 나셨다.창녕 화왕산 관룡사를 가기 위해서...

사실은 관룡사에 용선대(龍船臺)를 보기 위해 길을 재촉했다는 표현이 맞다.

갑자기 용선대가 왜보고 싶었을까?

그러니 사람심리가 이상하지?

용선대를 보고 나니 오후 6시가 넘어 山寺에는 벌써 주위가 어둑어둑해진다.

서둘러 집으로 오는데

현풍휴게소에서 밥을 먹다 갑자기 밤에 한번도 오르지 안았던

팔공산갓바위가 눈에 아른거린다.

그도 그럴것이 한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용선대를 봤으니

정말로 한가지 소원을 들어 주는 갓바위를 아니 볼 수 있는가?

그래서 갓바위를 오르기로 했다.이 밤에~

어짜피 집에 들어 가는 시간이 중요하지 않으니까,

 

팔공산관봉석조약사불좌상

보물 431호

 약사여래불,약사여래불,약사여래불~~~

갓바위부처님께 꼭 한가지 소원을 빌고,또 빌고...

그리고 접수처에 한달 기도를 부탁하고

 앉아서 오래도록 약사여래불을 암송했다.

 

 

 

 

 팔공산갓바위에는 대구 동화사쪽에서,혹은 경산 와촌쪽 선본사에서 주로 오르는데...낮,밤이 없다.

아니 일년 내내 낮밤이 없이 오르고 내려 간다.

나는 그동안 경산쪽에서 주로 올라 갔는데 이곳 동화사쪽에서는 처음이다.

역시 사람들이 동화사쪽 길을 기피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거리도 1km나 멀고

처음 1km는 경사길 오르막이고 나중 1km는 급경사 계단길이다.

물론 나에게는 그 계단길이든 뭐든 별 중요하지 않지만,

 노약자나 병자,어린이들은 경산쪽 길이 그나마 낫지 않을까?

 나는 입구에서 갓바위까지 1시간에 도착하였는데 노약자분들은 꽤~나 많은시간이

걸리지 않겠나 싶다. 뭐 그리 시간이 중요한가?

밤새 올라 기도하고 내려 가면 한가지 소원을 꼭 들어 주는데~

 자죽 자죽 약사여래불을 암송하면서

오르니 하나도 피곤한 줄을 모른다.

약사여래불~약사여래불~

 

나는 몰랐는데 오늘이 음력 그믐이란다.

 아~하~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올라 오는 구나

저마다 소원을 하나씩 가지고 이 추운날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바람도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 올라 오고 내려 가고~~~

엄숙함에 절로 고개가 숙여 지고~~

신도들의 간절함에 그 간절함이

감동으로 다가 온다.

약사여래불~~~

 

 

의현대사가 신라 선덕여왕 7638년에 돌아가신 어머니의 명복을 빌기 위하여 만들었다전해지며

전설에 의하면 의현대사가 갓바위 부처를 만드는 동안 밤마다 큰 학이 날아와 그를 지켜주었다고 합니다.

그 후로 정성껏 빌면 한 가지 소원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영험 많은 부처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간절한 바람을 가진 전국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일년내내 끊이질 않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바로 아래 매점

밤10시 쯤에 뭘~좀 살려고 하니 문을 안열었는데 11가 다 되어 문을 열었다.

이유를 알것 같다.그 시간대에는 아래에서 소원초나 쌀등 물건을 구입해서 오르지만

늦게 올라 오는 손님들에게 여기밖에 없지를 않는가?이것 또한 고마운 일이 아닌가?

 

 

 이 계단길을 오르 내리면서 성지순례하는 기분으로 오르는 사람들을 참 많이 만났다.

밤에 산에서 그것도 돌계단길 어두운 위험길에서 말이다. 그래도 한사람도 넘어지거나

다친사람을 보지 못했다.통상적으로 여자분들이 많이 다닌다고 하는데 오늘 와 보니

남자,여자가 반반인 것 간다. 물론 여자분들은 단체로 오는 경우를 빼고는

젊은 처녀,총각도 의외로 많이 보였고 나이 드신 노인분들도 많았다.

다 한가지씩 소원을 들고서 말이다.

전부 다 소원성취 하시기를~~

 대구시내가 불야성이지만 이곳은 오직 소원을 빌기 위해 추위도 마다 않고 끊임없이 오른다.

 

 老 부부가 급경사계단길을 힘들게 오르고 있다.

무슨 소원을 안고 오르고 있을까? 힘 내세요,다 왔습니다.

 

돌계단길이지만 아무도 넘어지지 않고 잘도 오른다. 계단길을 오르면서 길이 희미해질려고 하면

다음등불이 길을 밝히고, 또 어두워질 만하면 또 다음등불이 길을 밝힌다.후렛시를 준비했지만

전혀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또 놀라운 사실은 1km이상 되는 급경사길에 수많은 돌을 어디서 주워다가

이렇게 정성스럽게 계단을 만들었을까? 내려 오면서 이 계단길을 만든 분들의 노고를 생각하니 힘든다고

불평하면 절대로 안된다.힘들게 놓은 사람도 있는데...

하물며 그냥 올라 가는 것도 힘든다고 하면 되나 싶다.

 

맑게 웃으며

좋은말

좋은 생각으로

향기롭게

 

갓바위 바로 아래 매점에 들렸다가 좋은 글귀가 있어 살려고 하니 지금은 없단다.

다른 글귀는 많은데 하필 내가 액자에 든 위글을 찾으니 지금은 없고 여름이나 되어야

나온다.이유를 물으니 천,즉 원단이 그때라야 나온단다. 폰으로 찍어 여기에 옮긴다.

<2012,3,21,밤12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