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무풀꽃이야기

[경북/울진여행]관동팔경 울진 월송정의 솔숲을 가다.

安永岩 2015. 1. 22. 09:44

동해안 7번 국도를 따라 올라 가면서

매번 그냥 지나치기만 하다 처음으로 들린 월송정越松亭입니다.

들어 가지 않았드라면 후회할 뻔 했습니다.

소나무 숲이 너무나 좋았기 때문입니다.

정말로 쭉쭉빵빵 잘생긴 미인송이 빽빽합니다.

다만 시간상 아니 와이프랑 동반한 관계로 숲 속을 찬찬히 속속들이 들여다 보지 못하고

또한 인접한 월송정 해변가까이 가지 못해 또 곁만 보고 오는 꼴이 되어 또 다음을 기약합니다.

원래 와이프는 걷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장시간 구석구석 보는 것은 예당초 포기해야 합니다.

그래서 답사여행은 주로 홀로 다니거나 가까운 지인들과 다닙니다.

하기사 제가 하는 유유자적하는 행동들이(자세히 살피는 것,관찰하는 것)

바쁜 길을 가는 사람들에겐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러게나 말게나 나는 그 깊이를 알고자 노력 하지요.

그래서 가급적이면 방문지의 구석진 곳이나 뒤 면을 꼭 찾아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뜻밖에 새로운 것을 발견할 때도 있지요.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을 왜 나는 할까?

산을 타고 절집을 가고 문화재를 찾아 다니고 이름난 곳의 아름다운 풍경을 찾아 떠나는가?

지금의 나의 이런 모습이 이상하게 보일랑가는 몰라도 나는 즐겁습니다.

나이 육십을 넘으니 곧 칠십이다 싶어 더 새가나게(바쁘게) 다니지요

제 죽기전에 우리 땅을 다 밟아 보고 죽는게 소원이거든요~ㅎ

각설하고 ~

월송정 솔숲속으로 들어 갑니다.

 

  

 

참으로 월송정의 솔숲은 아름다움 그 자체입니다.

원래 솔숲을 특히 좋아 하는 나이기에 전국 어디를 가드라도

솔숲이 있으면 반드시 가든 길 멈쳐 꼭 그 솔숲 속을 들어 갑니다.

그리고 소나무 하나 하나 의 자태를 살피고 어루만집니다.

여기 월송정의 소나무는 나를 매료시킵니다.

우선 규모면에서 단연 압도적입니다.

그리고 숲의 건강도 최고입니다.

또한 하나같이 잘생긴 미인들입니다.

 

 

 

 

월송정에는 굽은 소나무는 드문데 그래도 몇 그루가 있네요

 

 

월송정 가는 길의 소나무들...

 

 

월송정越松亭

 

 

월송정 현판 글씨를 崔圭夏 전 대통령께서 쓰셨네요

 

 

 

 

월송정은 고려시대 이래 수많은 시인,묵객들이 즐겨 찾았던 유람지로서 고려시대부터 있었던 정자입니다.

현재의 건물은 1980년에 지은 정자입니다.

이 정자는 사선(四仙)이라고 불린 신라시대 永郞,述郞,南石,安詳 등 네 화랑이 유람했다는 설화가 남아 있는 유서 깊은 곳으로,

만그루의 소나무가 십리가 넘는 흰 모래와 어울려 절경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越松이라는 이름은 四仙이 달밤에 松林에서 놀았던 데서 유래되었다고 하고

越國에서 솔씨를 가져다 심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월송정 2층 누각 벽면에는 많은 현판이 부착되어 있는데

제 눈에 띄는 현판이 있네요

조선 단종 때 수양대군에 맞섰던 '절제 김종서'글이 붙어 있습니다. 

백암거사 이행을 기린 글인데 현판은 후손들이 다시 만들어 붙인 것 같네요

 

기우자,백암거사 이행은 누구인가?

고려말에 홍문관 대제학을 지낸 문신으로 정몽주를 살해한 조영규를 탄핵했던 인물입니다.

또한 조선 개국 때 이성계를 誣書하여 사헌부의 탄핵을 받아 가산을 몰수당하고

울진으로 귀양살이 갔다가 풀려 은둔생활한 인물입니다.

즉 조선 개국을 인정하지 않은 인물였기에

절제 김종서가 흠모한 듯 합니다.

 

끝 구절에'海上有松 松上有月...'

'바다 위에 솔이 있고 솔 위에 달이 있으니

천추만세 후에도 방불하게 선생의 그 정신을 상기하리라'

 

 

월송정에도 그의 詩가 걸려 있습니다.

아래 그의 詩'越松亭' 

 

 

 

越松亭

滄溟白月半浮
松叩角歸來興
轉濃吟罷亭中
仍醉倒丹丘仙
侶夢相逢

짙푸른 바다에서 솟은 밝은달이 소나무에 반쯤 걸리고,
(소 타고) 뿔을 두드리며 돌아오니 흥취가 절로 솟는구나.
월송정에 오르니 (아름다운 풍광에 놀라) 시는 절로 그쳐지고,
(풍광에 취해) 거듭 취기로 쓰러지니, 단구(신선 이름인 것 같음)와
벗하여 꿈 속에서 만나는구나.....


오른쪽 시는 고려의 예문관 대제학 기우자 이행 선생의 시이다.
이행 선생은 평해 황씨의 외손으로 유배되어 백암산 밑에 살며
스스로 백암거사라고 불렀다. 언제나 보름달이 뜨면 소를 타고
월송정에 와서 놀았다. 이 시는 그때 쓴 것이다.

 

 

 

지금와서 후회가 됩니다.

아무리 바빠도 조 앞에 펼처진 월송정의 십리 바닷가를 보지 못한게 여간 후회가 되지 않습니다.

십리 해변에 십리 소나무 숲이라...

다음 기회에는 꼭 해변을 보고 더불어 솔 숲을 더 즐길 것입니다.

 

 

 

 

 

 

 

우리 순흥 安門 의 위대한 고려후기학자

'관동별곡'의 저자 근재 안축의 詩도 걸려 있습니다.

 

 

 

 

한산 이산해의 長文의'越松亭記'

 

 

 

2층 누각에서 본 동해바다 풍경

 

 

 

옆에서 본 월송정 모습

2층의 정자가 제법 웅장합니다.

 

 

 

월송정 앞쪽 솔숲 전경

 

 

월송정의 소나무들...

홍송,적송,미인송,금강송 등 여러 이름을 달고 있는 잘 생긴 소나무들입니다.

 

 

 

월송정은 예전엔 십리해변에 만그루 소나무라 했습니다.

정말로 만그루는 넘는 소나무 숲이 아닐까 싶네요

넓기도 엄청 넓고~

 

 

원래 백두산 미인송이라고 했지요

울진 월송정 소나무도 그에 못지 않는 미인의 자태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붉그스레한 미인입니다.

 

 

잠시 머무른 월송정였습니다.

아무래도 또 동해안 코스여행 때

다시 들려야 될 것 같습니다.

입구의 황씨시조 사당이 있는 소나무도 숲도 보고

잘 가꾸어 놓은 정원도 보고

십리 바다 풍경도 보고

하얀 모래도 줘어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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